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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폐문제 해결 북에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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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정일 위원장(오른쪽)과 후진타오 주석(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7일 중국농업과학원을 방문해 한 연구원으로부터 새 농작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베이징 로이터=뉴시스]

중국이 방중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미국이 제기한 위조 달러 문제를 해결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北京)의 정통한 소식통은 18일 "중국은 북한 측에 지금까지 유지돼온 6자회담의 기조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위조 달러가 6자회담의 틀을 깨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북한에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김 위원장과 상관없이 일부 부서 책임자들이 위조 달러를 만들어 문제를 야기했다는 식으로 북한의 입장이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중국 측의 강력한 설득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머잖아 6자회담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관영 CCTV는 18일 저녁 뉴스를 통해 김 위원장이 전날 베이징을 방문해 양국 정상이 회담했다고 발표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의 회담에서 "6자회담의 난관을 지적하면서 회담 진전을 위한 방도를 찾기 위해 중국과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6자회담의 난관'은 미국의 금융제재를 뜻하는 것이고, 양측은 이 문제에 관해 모종의 합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정상회담에서 후 주석은 "6자회담은 핵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수단이고, 그 문제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처리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련 기관과 공동으로 6자회담이 계속 전진하도록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고 제4차 6자회담에서 이룩된 공동성명을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베이징 방문에 앞서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와 선전(深?) 등을 둘러봤다. 김 위원장은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환영만찬 연설에서 "우리는 이번 남방 참관에서 중국 공산당의 올바른 노선과 정책으로 중국의 앞날이 밝고 창창하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방중을 계기로 북한이 개방정책을 보다 빠른 속도로 추진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중국 방문을 마친 김 위원장 일행은 18일 오전 11시20분쯤 접경 지역의 중국 기차역인 단둥(丹東)을 떠나 평양으로 향했다.

한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18일 오후 1시(한국 2시)부터 2시간 동안 양국의 현안에 관해 집중 협의했다. 베이징의 한 관계자는 "갑자기 이뤄진 양자 접촉은 다소 의외의 결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국이 나서 정리된 위폐.6자회담에 관한 북한의 새로운 입장이 힐 차관보에게 전달되는 수순일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광종.진세근 특파원,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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