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방송] "수퍼맨은 불법이민자 성공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미국 만화 주인공엔 왜 유독 수퍼맨.배트맨.스파이더맨 같은 초인적 영웅이 많을까. 이런 '맨'들은 그 넓은 미국 중에도 왜 뉴욕의 맨해튼 같은 고층빌딩 숲을 날아다닐까. 이런 의문을 한번쯤 가져본 사람들에게 딱 좋은 다큐멘터리 두 편이 방송된다.

다큐멘터리 전문인 큐채널과 히스토리채널이 이번주와 다음주에 각각 방송하는 '만화 속 영웅, 수퍼 히어로'와 '수퍼 히어로, 수퍼맨에서 엑스맨까지'가 그것이다. 각각 프랑스와 미국에서 만든 다큐라서 양쪽의 접근방법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큐채널의 다큐는 1부 '수퍼맨과 배트맨의 탄생'(9일 밤 11시), 2부 '스파이더맨과 엑스맨의 시대'(본방 13일 오후 4시, 재방 16일 밤 11시)라는 제목에서 보듯, 미국 만화산업의 양대 산맥인 DC코믹스와 마블코믹스의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살펴본 일종의 미국 만화사다.

1938년 7월 DC코믹스에서 펴낸 수퍼맨은 한때 카우보이나 해적 이야기 위주였던 미국 만화의 판도를 바꿔놓은 주인공. 출판만화의 대성공은 TV애니메이션과 각종 캐릭터 상품으로 이어졌고, 캡틴 아메리카 같은 애국적 영웅의 탄생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60년대 베트남전의 상흔과 반문화운동을 거치면서 태어난 스파이더맨.헐크.엑스맨(사진) 등 마블코믹스의 주인공들은 이와는 다소 달랐다. 내면의 상처에 고통받는 한층 현실적인 인물이 된 것이다. 수퍼맨이 출간되기까지 6년 동안이나 여러 출판사에서 퇴짜를 맞았다는 일화나 크립톤 행성 출신인 수퍼맨의 성공담을 불법이민자의 미국 안착기로 보는 시각 등이 흥미롭다.

히스토리 채널의 다큐는 초영웅 만화에 투영된 당시의 사회사에 한층 초점을 맞춘다. 예컨대 50년대 들어 독자들이 남성 영웅에 식상할 즈음 등장한 원더우먼을 여성해방운동과 연관짓는 식이다. 1부 '미국인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영웅들'과 2부 '인터넷 시대,만화산업의 미래는?'을 두시간 연속해 방송한다.

(15일 저녁 8시, 재방 17일 저녁 8시) 2부에서는 극우적인 초영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대두됐던 60년대에서 출발해 최첨단 기술을 동원한 '그래픽 코믹스'의 등장, 동성애 소재의 도입, 인터넷.컴퓨터 게임과의 경쟁 등 최신 이슈까지를 다룬다.

이후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