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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묘지에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바다로 가는 길목
문을 열어 놓은 마을
피다른 형제들이
피를 섞고 누운 곳에
샐비어 타는 노을도
혈흔인양 고와라.
그때 그 꽃진 자리
돌아와 별이 뜨고
메마른 가슴팍을
적셔 흐르는 물소리
용사여 무명용사여
들꽃 맑은 넋이여.
열 여섯 한 소녀가
바쳐놓은 시 구절에
스무살 이국의 병사
넋이 깨어 앉는다
그대의 영원한 스무살은
이 당의 아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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