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노사가 모두 사는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주요 공단에서 일어나고 있는 노사분규들이 진정 기미를 보이고있어 다행스럽다.
어떤 분규는 노사간에 장장 6시간의 마라톤 협상끝에 극적 합의에 이름으로써 4일간의 분규가 끝이 났고, 또 어떤 경우는 일단 농성을 풀고 냉각기를 가진 다음 다시 타협점을 모색키로 했다.
지난 며칠동안 현대중공업, 국제상사등 큰 회사는 물론 일부 공단의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노사분규가 많이 일어나 양상이 격화되는 것을 국민들은 불안한 눈으로·바라보고 있었다.
때가 때인 만큼 국가 공권력도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분규해결이 노사 쌍방 당사자들 손에만 달려있었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귀착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결과는 노사쌍방이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번 몇몇의 분규해결은 노사쌍방이 한발짝씩만 물러서서 타협점을 찾아 진지하게 대화한다면 파국에 이르지 않고도 노사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회사별 노사분규 내용에 따라서는 사용자측이 어쩔 수 없이 근로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일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고 또 그동안 사용자측에서 부족한 성의를 이번에 보상한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개별 분규의 타결내용이 중요한게 아니고 분규를 더 이상 악화시켜서는 안된다는 공동인식이 이번 분규해결에서 싹텄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노사분규 발생추이가 쉽게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 같다. 근로자측에서는 그동안 성장위주의 경제에서 욕구들을 억제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측에서 보면 한꺼번에 요구 조건을 다 받아들이자니 숨이 차고 어떤 경우는 기업존립까지 위협받게 된다.
이런 사태들은 기업의 투자의욕을 감퇴시켜 결국 대량 실업현상을 빚을 우려도 있다.
노사평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노사분규가 크게 잘못되면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불안을 야기시켜 민주화를 역행하게될 우려도 없지 않으며 경제가 뒷걸음질 치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노사관계가 원만해도 지금 여건에서 수출, 성장등이 불안한데 노사관계마저 악화되면 불안을 지나 역진이 될지 모른다. 「제2의 가정」인 안정된 직장을 위해서도 노사분규는 평화적인 해결이라는 대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여기에는 노사쌍방간에 공존공영 정신을 살려 사용자는 근로자를 진심으로 아끼는 성의가 있어야하고, 근로자들은 『기업도 살고 나도 사는 길』을 진지하게 생각해야할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기업이 문을 닫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근로자들도 요구사항이 있으면 처음부터 과격행동에 들어가기 전에 사용자측과 적극적인 대화등 평화적 해켤노력을 시도해야 한다.
그것이 「나의 직장」을 지키고 나아가서 우리 경제를 위한 길임을 알아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