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용기 10대 방공구역 침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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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어도 인근서 4~5시간 시위 후 일본구역 진입…군, F-15K 등 10여대 긴급발진

중국 공군의 전투기 등 군용기 10여 대가 9일 제주 남방 이어도 인근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4~5시간가량 침범해 한국 공군 전투기 10여 대가 긴급 발진했다.

폭격기 등 대규모 침범 이례적
“사드 불만에 군사 시위한 듯”

군 관계자는 “오늘 오전 10시 이후부터 오후 3시가량까지 중국 군용기들이 KADIZ를 수차례 침범했다”며 “우리 공군 F-15K와 KF-16 전투기가 발진해 전술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중국 군용기는 H-6 폭격기를 비롯해 조기경보기, 정보수집기, 대잠초계기 등이라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한국 공군 전투기는 중국 군용기에 경고통신을 했으며, 공군과 중국 공군 간에 설치된 핫라인으로도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국 군용기는 KADIZ를 지나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으로 진입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일본 NHK도 방위성발로 “중국군의 폭격기 6대와 조기경보기 1대, 정찰기 1대 등이 쓰시마해협을 지나 동중국해에서 동해로 향하는 것을 자위대 전투기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항공기를 식별하기 위해 설정한 임의의 선으로, 국제법상 영공은 아니지만 이곳에 진입하는 군용항공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지난해 8월 18일에도 중국 군용기 3대가 이어도 서방 KADIZ를 침범해 한국 군 전투기들이 긴급 출격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대규모로 KADIZ를 수시간 침범한 건 이례적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이 노골적으로 군사 시위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NHK도 “ 이번 비행은 역대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이철재·이기준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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