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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중국 공략 포인트는 관세 내리는 가전·의류·생활용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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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KOTRA 해외본부장들 수출 조언

“지역별 맞춤 유통망을 확보하라.” 윤원석 정보통상지원 본부장(왼쪽 첫째) 등 코트라 본부장들의 조언 중 하나다. 이들은 9일 서울 염곡동 코트라에서 한 좌담회에서 올해 수출 공략법을 공개했다. [사진 조문규 기자]

“지역별 맞춤 유통망을 확보하라.” 윤원석 정보통상지원 본부장(왼쪽 첫째) 등 코트라 본부장들의 조언 중 하나다. 이들은 9일 서울 염곡동 코트라에서 한 좌담회에서 올해 수출 공략법을 공개했다. [사진 조문규 기자]

“트럼프노믹스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각국이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정책을 보고 시장 진출 기회를 찾아라.”(윤원석 코트라 정보통상지원본부장)

라쿠텐·알리바바·타오바오 등
덩치 커진 온라인시장도 매력
무역구조 소비재 중심으로 재편
중동-패션, 일본-건강식품 유망

세계 86개국에서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는 코트라(KOTRA)가 올해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족집게 전략’을 공개했다. 코트라 해외지역본부장 10명과 국내 본부장 1명 등 11명은 9일 양재동 코트라 본사에서 열린 본지 주최 좌담에서 올해 해외 시장 진출을 꿈꾸는 기업인에게 지역별 공략 포인트를 제시했다.

올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우선 수출 모색 국가가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지 확인하는 게 첫째다. FTA가 체결돼 있지 않을 경우, 해당 시장 진출에 제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국보 코트라 중남미본부장은 “중남미 FTA 미체결국은 정부 조달 시장 입찰이 매우 까다롭다”며 “수출을 고려한다면 FTA 체결 여부부터 살피라”고 조언했다.

가전제품·생활용품·의류 관련 기업은 중국을 주목해야 한다. 올해 FTA 체결 3년차를 맞아 해당 제품의 관세 인하폭이 커진다. 중남미 수출을 고려하는 기업은 니카라과·엘살바도르·온두라스·코스타리카·파나마·과테말라 등 6개국이 공략해 해볼 만 하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한국과의 FTA 발효가 예정된 국가들이다. 한국은 지난해 연말 기준 58개국과 FTA를 체결했거나 FTA 협상을 타결했다. 오혁종 코트라 유럽본부장은 “중국 등 기존 수출 실적이 있는 강소기업의 경우 FTA 체결 6주년을 맞는 유럽 시장 진출을 고민하라”고 말한다. 유럽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긴 하지만 한 번 개척하면 꾸준히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FTA는 우회 수출로를 뚫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예컨대 한국은 러시아와 아직 FTA를 체결하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와 FTA를 체결한 베트남 공장에 납품하고, 여기서 러시아에 수출하면 관세 혜택이 가능하다. 현재 베트남-러시아 교역품의 88%가 관세 인하 혜택을 받고 있다. 또 “일본의 경제적 ‘뒷마당’인 아세안 국가에서 일본 수출 방안을 찾는 것도 좋다”(노인호 동남아대양주본부장).

빠르게 확산하는 ‘디지털 트레이드(전자상거래 교역)’을 활용하는 것도 필수다. 실제로 2014년 2360억 달러(약 282조원) 규모였던 국가간 전자상거래 규모는 지난해 4010억 달러(약 480조원)으로 커졌다. 정광영 코트라 중국본부장은 “중국 소비 시장에서 온라인 쇼핑 비중은 8%(2013년)에서 지난해 14.5%로 크게 늘었다”며 “특히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제품은 알리바바·티몰·타오바오 등을 활용하면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열지 않아도 중국 시장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도 아마존일본법인과 라쿠텐(樂天) 등 유통기업이 24시간 이내 배송을 시작했고, 편리한 소비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온라인 소비가 5년 만에 두 배 가량 늘었다는 게 조은호 코트라 일본본부장의 전언이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온라인 판매업체 주미아(Jumia)가 최근 유럽 자본을 유치해 전자상거래 시장을 늘리고 있고, 아세안에서도 온라인 유통 시장이 연평균 32% 커지고 있다.

세계 무역구조의 변화도 눈여겨봐야 한다. 한국 수출품은 주로 중간재가 많다. 하지만 선진국은 자국 기업을 본국으로 불러 들이는 정책(리쇼어링)을 펴고, 신흥국은 기술 개발로 중간재를 직접 조달하는 분위기다. 무역구조가 소비재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본부장들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화장품이나 문구·완구, 소스 등 소비재 수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주로 노인 대상 건강식품과 남성 미용 제품이 인기다. 직장 여성 인구가 급증하는 아세안은 브랜드 소비재, 무슬림 패션이 확대되는 중동은 패션 아이템이 좋다. 중국의 경우 젊은 엄마가 주로 소비하는 가정용품·영유아용품을 추천했다.

이들은 또한 “지역 별로 어떤 유통망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남미·아세안국가는 홈쇼핑을 활용하는 게 좋고, 중동에서는 현지 기업과 제휴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면 유망하다. 케냐에서는 은행 계좌를 개설한 사람 중 68%가 모바일 머니로 상품을 구매한다는 게 이승희 코트라 아프리카본부장의 전언이다. 모바일 유통망을 활용하면 케냐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중국과 아세안, 중동 지역을 노리고 있다면 한류(韓流) 마케팅을 고려하는 것도 좋다.

※참석 본부장

김종경(CIS), 김종춘(북미), 권용석(중동), 노인호(동남아대양주), 박한수(서남아), 양국보(중남미), 오혁종(유럽), 윤원석(정보통상지원), 이승희(아프리카), 정광영(중국), 조은호(일본)

글=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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