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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붕괴 까맣게 몰랐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경부선 부강역 통일호탈선사고는 집중호우에 대비한 선로안전관리를 소홀히 한데다 기관사의 운전미숙으로 일어났으며 여기에 복구작업마저 늦어져 주요간선의 철도교통이 24시간 이상 마비되는 사태를 빚었다.
사고지점은 경부선 부강역 관할로 부강역에는 선로10km의 보수와 안전감시를 맡은 보선원 8명이 있으나 사고지점의 선로붕괴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으며 기관사 이대영씨(35)가 운행중 비로소 발견, 사고를 빚었다.
보선원들은 시간당 30m이상의 비가 내리면 전원 근무한다는 수칙에 따라 비상근무령이 내린 21일부터 모두 근무에 들어갔으나 평소 위험지점으로 지정된 곳만 점검했을 뿐 사고지점의 선로붕괴는 체크하지 못했고 7m 둑밑으로 지하수가 흐르고 있어 지반침하의 위험이 있었는데도 역시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현재 철도청산하에는 모두 4천명의 보선원이 있으나 이들의 주임무는 보선작업으로 안전감시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야간근무제도도 폐지, 밤에 폭우가 쏟아져 선로에 이상이 생기면 손을 쓸수 없게 돼있다.
또 기관사 이씨는 사고지점에 도착하기 50m앞에서 선로의 둑이 붕괴된 것을 발견, 브레이크를 걸었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미 이때는 늦어 탈선사고가 나고 말았다.
사고지점은 터널을 통과한 뒤의 평지로 곡률10정도의 회전지역. 따라서 비가 와 철로가 미끄러운점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 서행했어야하나 시속80km의 속도로 주행하다가 브레이크를 작동, 급정차할 수 없었다는 점이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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