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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넘게 오지 않는 유병언 장녀 섬나씨와 유사 전략 쓰는 정유라씨…송환 장기화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유병언 장녀 유섬나(왼쪽)씨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중앙포토]

유병언 장녀 유섬나(왼쪽)씨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중앙포토]

덴마크 검찰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국내 송환 여부를 검토하면서 특별검사팀이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을 규명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하지만 정씨가 자진귀국 의사를 철회하고 강제 송환을 거부하기 위해 현지에서 소송을 걸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특검 활동기간 내 조사는 불투명하고, 송환도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검 활동기간은 기본 70일, 최장 100일이다.

특검팀은 지난 6일 이화여대 입시 비리 의혹에 연루된 남궁곤 전 이대 입학처장에 대해 업무방해와 위증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남궁 전 처장은 2015학년도 체육특지자 신입생 선발 때 특혜를 줘 정유라씨를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정유라씨도 지명수배하고 여권 무효화 절차를 진행했다. 모녀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차명으로 보유한 현금과 부동산 규모도 확인 중이다.

덴마크 검찰도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검찰로부터 e메일로 정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아 인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아산 덴마크 검찰차장은 이날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30일 이전에 정씨 인도 여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구금 연장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19개월 된 아들과 함께 생활해온 정씨는 덴마크 경찰에 체포됐을 당시 “아이와 함께 있게 불구속 수사를 해준다면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씨는 현지 지인을 통해 조건부 자진 귀국의사를 철회한 채 법적 대응에 나서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변호하던 변호사도 최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라씨가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면 특검팀의 범죄인 인도 청구를 덴마크 검찰이 받아들이더라도 송환은 현지에서 대법원 판결 결과까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특검 운영 기간을 지나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 실제로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프랑스에서 체포된 유병언씨의 장녀 섬나씨는 프랑스 법원에서 3심까지 패소했지만 다시 유럽인권재판소에 재판을 청구하며 2년 넘게 국내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한국 검찰은 유섬나씨가 세모그룹 계열사 자금 492억 원을 횡령하거나 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프랑스 법원에 인도를 요청했었다. 하지만 그해 5월 파리에서 체포된 유섬나씨는 거물급 변호사를 선임해 송환을 피했다.

이에 대해 특검 관계자는 최근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어차피 예상하지 못했던 바는 아니었다. 결국은 들어올 것으로 본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정씨가 법정에서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유섬나씨와는 달리 수감 생활로 정상적인 양육 생활이 불가능하고, 유죄가 확실시되면 귀국이 형량에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자진 귀국 카드를 버리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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