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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 도미노…국내 휘발유 값 L당 1500원대

중앙일보

입력

가격 인상 도미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값은 L당 1500원대 초읽기에 들어갔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전국 1만1000여 개 주유소에서 파는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1497.7원)보다 2원 오른 L당 1499.7원으로 집계됐다. L당 2000원을 넘긴 주유소도 속속 나오고 있다. 경유값도 L당 1292.6원으로 13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름값이 치솟는 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해 11월 원유 감산을 결정하면서 국제 유가가 올라서다.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 배럴당 46.4달러에 거래됐던 중동산 두바이유는 3일(현지시간) 기준 배럴당 54.7달러로 뛰었다. 석유공사는 다음주엔 휘발유는 L당 1528원, 경유는 L당 1307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콩나물도 생산이 줄어 가격이 오르면서 ‘금(金)나물’ 대접을 받게 됐다. 콩 생산량이 떨어지면서 CJ제일제당은 콩나물 생산을 중단했다. 시장 점유율 1위인 풀무원은 지난달 29일부터 가격을 인상했다. 대형마트에서 풀무원 콩나물 가격은 200g 기준으로 1350원에서 1600원으로 올랐다. 풀무원 관계자는 “콩나물 콩은 제주도 콩이 60% 이상인데 지난해 가을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콩 생산량이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업체인 대상도 이르면 다음주 가격 인상에 나선다.

콩나물에 이어 두부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남미에서 발생한 홍수로 콩 수확량이 줄고 품질까지 떨어지면서 국내에서는 ‘식용유 대란’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콩나물국밥 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58ㆍ여)씨는 “한 그릇당 6000원을 받아서는 남는 게 없다”며 “이달 안에 최소 500원은 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납품업체에서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고 하니 시장에 직접 뛰어다니며 콩나물을 공수해야 할 판”이라고 걱정했다.

계란값 고공행진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마트는 6일 계란 30개들이 한 판(대란 기준) 6980원이던 가격을 8.6%, 7580원으로 올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 2월28일까지 신선 계란을 항공기와 선박으로 운송하는 비용 50%를 부담하기로 했다. 지원 한도는 항공 운송 시 t당 100만원, 선박 운송 시 t당 9만원이다.

미국산 계란은 이르면 이달 안에 시중에 풀린다. 농식품부·유통업계에 따르면 수입업체 1곳이 미국에서 신선 계란 180만 개를 수입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예상되는 미국산 계란 가격은 개당 310원대인데 이는 6일 기준 국내산 계란 평균 소매 가격(개당 299원)을 웃돈다.

계란값 인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날 올 상반기(1~6월) 계란 산지 가격이 특란 10개 기준 1850~2150원으로 평년(이전 5년 평균) 대비 49~74% 상승한다고 전망했다.

성화선·조현숙 기자 ss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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