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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전추 “청와대서 최순실 본 적 있다…의상관련 업무만 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청와대 관저에서 최순실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윤 행정관은 5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몇 번인지 정확하지 않다. 그렇게 횟수가 많지는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윤 행정관은 “(청와대 내에서) 최씨와 인사는 했다”며 “저는 의상 관련해서 오면 의상에 관련한 업무만 봤지, 그 외에는 따로 업무를 한 게 없다”고 답했다.

또 “직접 최씨를 청와대 안으로 안내했느냐”는 질문에 “직접 한 것인지, 다른 직원이 동행해온 최씨를 안내했는지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윤 행정관은 “미용사들을 차에 태워서 청와대로 동행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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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윤 행정관은 “헤어 메이크업 2명을 항상 안내했다”며 “세월호 참사 당일에도 관저에서 근무했을 때 제가 (미용사들을) 모시러 갔다가 모셔다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행정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외에는 미용사들의 청와대 출입을 동행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미용사의 청와대 출입을 누가 요청하는지”를 묻는 질문과 “이들 외에 다른 미용사가 출입한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도 “모른다”고 답변했다.

윤 행정관은 이날 국회 소추위원 측의 질문 대부분에 대해 여유 있는 태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말할 수 없다”는 답변만 내놓았다.

“박 대통령이 수요일마다 공식일정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윤 행정관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신의 업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비공식적 업무라 말씀드릴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심지어 이영선 행정관과 청와대에서 같은 사무실을 썼느냐는 질문에도 “모르겠다”고 말하며 청와대에서 본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과 어디서 만났느냐는 질문에도 “비밀이라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행정관의 불성실한 답변이 계속되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권성동 소추위원은 “증인의 증언 태도를 보면 알면서도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며 “비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하기 불가능하다고 하면 증인 신문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권 위원이 자신을 몰아세우자 “재판장”이라 말하며 박한철 소장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윤 행정관은 박 대통령의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의 개인 비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그는 유명 연예인들의 개인 트레이너로 활동하다가 2013년 청와대 제2부속실 행정관으로 전격 발탁돼 화제가 됐다.

지난해 10월 언론에 보도된 최순실씨 의상실 내부 동영상에 이영선 행정관과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오후 3시부터 속개된 탄핵심판 변론에서 증인으로 채택됐던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이영선 행정관은 참석하지 않은 채 윤전추 행정관에 대한 증인신문만 이뤄졌다. 헌재는 12일 이 행정관을 증인으로 다시 부르기로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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