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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의 개성시대」"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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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중가요가 다양해졌다. 한 장르의 가요만 히트하던 시대가 지나고 이젠 여러 장르의 가요가 고루 인기를 얻고 있다. 요즘 각종 인기 차트를 보면 트로트·발라드·댄스뮤직·포크·로크등 여러장르의 가요가 상위권을 골고루 차지하고 있다.
트로트곡 『부부』(최기섭·박영순)가 40여만장이나 팔려나가며 빅 히트하고 있는가하면 발라드풍의『사랑이 지나가면』(이문세)·『애수』(최성수), 댄스뮤직인『고독한 DJ』(이재성), 샹송풍의『꿈에』(조덕배), 포크계열의『참새의 하루』(송창식)·『내 마음의 보석상자』(해바라기), 로크『사랑의 슬픔』(벗님들)등.
이같은 가요의 다양화에 따라 몇몇 인기가수들이 가요계를 휩쓸다시피하는 슈퍼스타의 시대도 지나갔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별로 빛을 못보던 신인가수들이 부쩍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가요계는 이를 두고 「가요의 개성시대」를 맞았다고 풀이한다. 가요 팬들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개성적으로 변했다는 얘기다.
『요즘 젊은이들은 주변 친구들이 좋아하는 곡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따라 좋아하지 않아요. 제 나름대로 늘 새로운 감각의 가요를 찾고 있읍니다.』 가요평론가 이백천씨는 요즘 가요팬들의 음악수준이 부쩍 높아지고 다양해졌다고 진단하면서 이는 가요계의 발전을 위해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요즘 인기가요들은 대부분 프러덕션에서 제작한 것들이다. 젊은 가요매니저들이 이끌고 있는 이 프러덕션들은 가요팬들의 욕구를 민감하게 받아들여 참신하고 순발력있는 기획으로 새로운 레퍼터리를 만들어낸다.
킹·예당·제이 엠·준·우주뮤직디자인등. 이들은 기존 대형레코드사들이 구태의연한 기획에 젖어있는 사이 부쩍 성장한 히트곡 메이커들이다.
6월말 「뮤직 박스」인기차트의 상위 10위권의 가요10곡중 9곡이 이들이 기획·제작한 가요들이다.
이와 함께 가요의 음악성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올들어 유행하고있는 소위 「뉴 트로트」가 좋은 예다. 멜러디는 종래의 트로트와 비슷하지만 현대적인 감각을 살려 편곡했으며 신디사이저등으로 연주, 성인층에서 젊은층에까지 파고들고 있다. 윤수일의『운명인 것을』, 장계현의『나없이도 행복해다오』, 김승덕의『정주지 않으리』등이 요즘 인기있는 뉴 트로트곡들이다.
올들어 가요계가 이처럼 다양해지고 발전하는 반면 가요계를 이끌고있는 방송의 가요프로는 제자리걸음을 하고있다.
레코드기획자 서희덕씨는『이제 방송의 가요프로도 장르별로 전문화되어야 하며 DJ도 가요전문가로 바뀌어야할 때가 됐다』고 주장한다.<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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