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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말' 전문가, "뭐 이렇게·또·확 그냥…朴대통령 어법, 괴상망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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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말 전문가’ 최종희 소장이 지난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한 박 대통령의 말을 비판했다. 최종희 소장은 언어와생각연구소 공동대표를 역임하면서 지난해 말 ‘박근혜의 말’(원더박스)을 펴냈다. 주로 역대 대통령의 말 분석을 하고 있다.

3일 문화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최 대표는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만연체여서 주어와 목적어가 자주 분실되거나 뒤섞이는 바람에 어법이 맞지 않는 ‘연상지체’ 현상을 보였다. 더구나 자신은 오류가 없다는 착각에 빠져 도무지 사과할 줄을 모른다”며 박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분석했다. 최 소장이 분석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불필요한 부사어…“뭐 이렇게” “굉장히” “또”
불필요한 부사어를 애용하는 버릇을 드러냈다. “뭐 이렇게” “굉장히” “또” 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만연체의 단점이고, 어휘력과 논리적 조어 능력이 결핍된 사람들에게 흔히 드러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2, TV 드라마를 통해 배웠을 법한 저급한 단어“뒤로 받고 그런 것” “확 그냥”
박 대통령은 또 TV 드라마를 통해 배웠을 법한 저급한 단어를 수시로 썼다. “뒤로 받고 그런 것” “확 그냥” 등 일상 속에서도 잘 쓰지 않을 말들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미리 준비된 원고나 수첩이 없는 자유로운 질의 응답 시간에 특히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3, 주어와 목적어, 서술어가 꼬여‘장난 지금 나랑 하냐’식?
말이 길어진 나머지 주어와 목적어, 또는 서술어가 꼬이는 일도 많았다. “정부시책으로 잘 펴 보자, 그리고 또 특히 그런 문화 쪽이나 창업할 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젊은이들이 많이 있잖아요”처럼 문장의 앞뒤가 어색하게 연결되는 경우가 이런 경우라 할 수 있다.

이날 SBS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와 인터뷰한 최 소장은 박 대통령의 어법을 두고 “유난히 괴상망측하다고 할까…”라며 혹평했다. 또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유세 중 피습을 당하고 수술 후 깨어난 다음에 했다는 “대전은요?” 발언과 관련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그야말로 홍보 목적으로 조작된 말”이라면서 “입원한 후에 병실에 여러 사람들이 처음 들어왔을 때 그동안의 일을 보고 받으면서 얘기를 쭉 듣다가 ‘그런 것 말고 또 없었어요?’ 하다가 마지막에 ‘참, 대전은 어떻게 됐어요?’라고 했는데, ‘앞을 다 자르고 뒤에 것만 했다’고 당시 홍보에 참여했던 이정현 전 대표가 비화를 공개하지 않았냐”고 평가 절하했다.

이어 최 소장은 “자기 과시적이거나, 권위적이거나, 수평적인 대화가 아닌 하향 지시적인 경우에 만연체를 많이 사용한다”며 “의사소통의 기본. 즉 상대방을 쉽게 이해시키고 설득하려는 의도보다는, 그저 일방적으로 자기 말을 하기 위해 꾸려내기에 급급하다 보니까 그런 식으로 말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소장이 밝힌 ‘근혜체’의 유형

최 대표는 ‘박근혜의 말’에서 박 대통령의 만연체 어법이 흔히 ‘근혜체’로 불린다며 6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들 유형은
▶말 실수인 ‘오발탄 어법’ ,
▶우주ㆍ정성ㆍ혼ㆍ기운 등 일반인들이 자주 쓰지 않는 단어를 쓰는 ‘영매 어법’,
▶공주처럼 살아온 인생 경험에서 오는 ‘불통 군왕 어법’,
▶대중을 속이는 언어 성형 정치인 ‘피노키오 공주 어법’,
▶사과할 줄 모르는 ‘유체이탈 어법’,
▶고상함 속에 숨어있는 ‘전화통 싸움닭 어법’
등 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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