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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성 “박지만 비서 사인은 심근경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박지만(59) EG 회장의 비서 주모(45)씨 죽음에 대해 이철성 경찰청장은 “사인은 심근경색으로 추정되며 의혹을 살 만한 정황이 없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고인이) 옷을 벗어놓고 샤워를 하고 나와 수건을 든 채 쓰러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청장 발언 직후 공개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에서도 ‘관상동맥 경화로 인한 허혈성 심근경색’이라는 부검의 소견이 나왔다.

이 청장 “의혹 살 만한 정황 없어”
주변선 “승진 탈락 심한 스트레스”
우상호 “잇단 죽음 엄정히 수사를”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강남구의 집에서 숨진 채 가족에게 발견된 주씨는 전자기기 소재로 쓰이는 산화철 제조업체 EG에서 18년 동안 일했으며 10년 전부터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이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주씨는 평소 박 회장의 청담동 집을 수시로 드나들며 집안 일을 관리하고 집 앞 1인 시위자를 몸으로 막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연말을 맞아 28일 가족과 처가가 있는 대전에 내려갔던 그는 이튿날인 29일 “바쁘게 처리할 일이 있다”며 홀로 상경해 회사에 출근했다. 회사 관계자는 “휴일이라 닫혀 있던 문을 열고 들어가 라면으로 저녁을 먹은 뒤 퇴근했다”고 전했다. 주씨 사망 일주일 전에 그와 통화했다는 A씨는 “주씨가 최근 인사 때 부장 승진에 실패하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야당은 경찰에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도대체 몇 번째 죽음인가”라며 “박 대통령 5촌 조카의 이상한 죽음, 중국에서 신동욱씨를 추적하는 이의 죽음, 박지만씨 수행비서의 죽음 등 정치권에서 진실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거나 언론 취재, 재판 등이 시작되면 사람이 하나씩 죽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이 문제를 엄정하게 수사해 다른 살인 사건과 연관이 돼 있는지 제대로 수사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 사건에서 결정적으로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재수사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의혹만 갖고 재수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채윤경·김민관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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