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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추악함 냉정히 묘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살아남은 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모든 진실을 세상 사람들에게 가르쳐줘야 할 의무가 있읍니다…』이 대사는 바로 『플래툰』(Platon·보병소대)의 메시지를 상징한다. 「올리버·스톤」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월남전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한치의 작위나 편견을 허용치 않는 철저한 리얼리즘으로 실상을 파헤친 이 영화는 전쟁 영웅을 앞세운 『람보』유의 영화도, 전우애를 강조한 그 흔한 전쟁 멜로물도 아니다. 전장의 공포와 추악함을 여실히 드러냄으로써 새로운 충격과 감동을 던진다.
이같은 연출은 「스톤」감독 자신의 1년반에 걸친 월남전 실전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 영화 속의 인물들이 모두 자신의 전지들 모습이라고 그는 밝혔다.
영화는 월남전에 지원한 신병 「크리스」(「챌리·신」분)가 할머니에게 띄우는 고백편지를 따라 전개된다. 그는 월남땅에 내리면서부터 야전 비행장에 널린 시체들을 보고 겁에 질린다.
월남전은 정글 자체도 무서운 적이다. 독충과 독사가 우글거리고 폭우가 퍼붓는 밀림은 병사들을 괴롭힌다.
카메라는 이 밀림에서 매복·수색하는 병사들의 움직임과 감정을 빈틈없이 표출해낸다.
관객들은 화면 속의 병사들을 따라 함께 숨막히는 긴장감에 휩싸인다.
배경음악으로 쓰인 「새뮤얼·바버」의 『문을 위한 아다지오』가 영화 전편을 타고 흐르면서 암울한 비극성을 더해준다.
「크리스」의 소대는 상반된 성격의 두 상사가 이끈다. 냉혹한 전쟁광「번즈」(「톰·베린저」분) 와 인간애를 지키려는 「엘리어스」 「윌렘·데포」분). 이들의 대비는 바로 월남전 참전병사들의 갈등을 대변한다. 치열한 전투속에서도 병사들의 이같은 갈등은 마침내 동료를, 상관을 사살하는 충격적인 일을 야기한다.
이러한 내용이 미국에서 큰 논란과 파문을 일으켰으나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등 4개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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