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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속한 민주화 실현만 남았다"|시민정신 키워 결단 뒷받침|화합으로 장외 정야 막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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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노태우민정당대표의 6.29특별선언을 전폭 수용, 임기중 직선제개헌으로 13대 대통령선거를 실시하는 한편 대폭적인 사면·복권과 시국관련 구속자 석방을 단행하겠다고 밝힌 전두환대통령의 특별담화는 각계각층의 모든 국민이 환영했으며 민주화조치가 조속히 실현되기를 기대했다.
각계 반응을 들어본다.
▲강만길교수(고려대·역사학)=「6·29 특별선언」이나 대통령의 수락조치는 당연한 귀결로 본다. 최근 일련의 변화는 정치적 상황이라기보다 도도한 역사의 흐름이다.
식민지시대와 해방 후 막혔던 굴절된 역사가 그 방향을 옳게 잡은 것이다. 역사의 변화란 용단을 내리는 사람의 결단도 중요하지만 그 국민전체가 하나로 되면서 이루어지며 정치적 테크닉은 큰 의미가 없다.
앞으로는 해방후 독재권력때문에 막혀있던 우리의 민주역사를 빨리 만회하고 전진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에 따른 현기증이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을 혼란으로 보지말고 역사에 맞춰 민주의식과 시민정신을 급히 키워나가야 한다.
▲송가윤교수(서울대·경제학)=대통령이 노대표의 건의를 받아들인 것은 일단 민심의 소재를 제대로 파악한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속히 언론자유화와 선거법개정등 제반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영섭변호사(전 대법원장)=대통령의 담화는 지금 졸속 입법으로 달썽이 되어왔던 언론기본법·소속촉진특례법(상고제한)·사회보호법 등 국민의 기본권과 관련된 법률의 신속한 개정·폐지작민둘의 민주화의지는 높이 평가되어야 하며 정부는 민주화에 첫걸음을 내디딘 이상 인색하지 않고 폭넓게 민주화를 위한 여러가지 조치를 자세와 행동으로 과거를 잊고 서로 화합하며 단합하여 자유민주주의를 이루도록 힘쓸 때 자유·평등·복지를 누리는 국가가 될것으로 확신한다.
▲서기원씨(작가)=여대표의 시국수습선언에 이은 전대통령의 수락담화로서 이제 우리 국민은 밝은 내일을 맞게 되었다. 극적이긴 하지만 당연한 귀결이다. 국민 절대다수의 의견을 집권층에서 수락하는 것은 역사의 흐름속에서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제 마음을 차분히 갖고 앞으로 취해질 민주화조치 실천을 엄중한 역사의 눈으로 지켜볼 따름이다.
▲인명진목사(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대변인)=정부·여당의 민주화 의지가 확고하다면 민주화운동을 하다 용공·좌경으로 구분돼 수감중인 인사들에 대해서도 사면·복권의 폭이 확대되어야한다.
이들 수감자중 대부분이 집시법이나 국가보안법의 적용과정에 있어 긍정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처벌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승열신부=대통령이 국민의 의사를 받아들여 민주화조치를 실행하기로 약속했으니 반갑다.
우리국민 모두의 승리다. 국가통치권자가 약속한 사항이니 만큼 모든 민주화방안은 조속한 시일안에 그대로 실천되어야 한다.
특히 구속자석방문제는 남민전사건관련자등 그동안 민주화를 위해 일하다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구속된 사람들을 포함해 양심수전원이 그 대상이 되어야 한다.
▲홍준오씨(60·서울경동고연구주임)=해직교사등 할말을 하다 현장을 떠난 교직자들의 복직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차제에 문교당국도 정치민주화에 걸맞는 민주교육 실현을 위해 전력해주기 바란다.
야당측도 단결된 모습으로 정책대결을 통해 장외정치를 막아야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
큰 줄기는 합의 이루었으니 작은 것은 양보와 타협으로 김수환추기경 일서 귀국 일본 천주교 가리타스수녀회 50주년기념 초청강연희에 참석한뒤 1일 하오 귀국한 김수환추기경(사진)은 김포공항에서 여대표의 직선제수용선언과 전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현재 알고 있는 큰 줄기는 아주 좋다고 생각하며 이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히고 『여야 정치인은 큰 줄기에 합의가 된 만큼 작은 것은 양보와 타협으로 당리당략을 뒤로 돌리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추기경은 『그분들이 결단을 내리기까지 마음속으로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며, 특히 노대표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교회는 정치적의도에서가 아니라 시대적 상황에 대한 교회의 역할로서 정치적 발언도 했던 만큼 정의로운 사회속에서 인간이 존중되고 법률적 기본권이 보장된다면 다시 교회본연의 위치로 돌아가 소외된 계층이 억울하게 권리침해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추기경은 지난 28일밤 일본 NHK-TV 한국문제특별대담프로에서 사회자가 「한국민족은 타협할 줄 모르는 민족」이라고 표현해 마음이 무척 아팠다며 우리가 정국을 차질없이 풀어나감으로써 세계앞에 타협을 모르는 민족, 절제없이 나아가는 민족이라는 인상을 씻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김추기경은 지난번 노대표를 만났을 때 이번에 나온 특별선언의 내용을 건의했는냐는 질문에 『상상에 맡기겠다』며 김영삼·김대중씨에 대해 『두분도 산전수전 많은고통을 겪으면서 느끼는 것이있었을 것이며, 그분들에게 특별한 부탁을 하지않더라도 잘해나가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추기경은·학생과 국민들에 대해 『민주화를 위한 그동안의 수고에 감사하며 이시점에서는 서로가 나라와 국민, 그리고 민주화를 위해 생각하면서 노력해야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김추기경은 군부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군부는 가만히 있는것 아니냐』고만 말했다.
이날 공항에는 김옥균서울대교구 주교· 함세웅신부와 민정당안영화의원등이 나와 김추기경을 영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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