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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5주기 추모식에 야권 대선주자 총집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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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 안희정 충남도지사,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가 29일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 5주기 추도식에서 만났다. [사진 박종근 기자]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 안희정 충남도지사,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가 29일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 5주기 추도식에서 만났다. [사진 박종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야권의 대선 주자들이 고(故)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5주기 추도식에 총집결했다. 민주화에 헌신했던 김 고문을 추모하면서 그의 정치적 유산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다.

문재인 “선배와 약속 지키겠다”
손학규 “김근태는 위대한 친구”
‘당 안의 당’ 민평련과 연대 포석

문재인 전 대표는 29일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선배님이 마지막으로 남기셨던 ‘2012년을 점령하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국민이 고통받고 있다”며 “이번만큼은 반드시 2017년을 점령하겠다”고 말했다. 안희정 지사는 “대한민국의 혼란과 고통에 대한 답은 민주주의뿐”이라 강조했고,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은 “민주주의자 김근태는 위대한 친구”라고 추모했다. 이재명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도봉구 창동성당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참석해 “소수 기득권자 때문에 공정사회가 공염불이 되다 보니 김근태 고문이 평생 외쳤던 민주주의와 민주공화국의 가치가 더욱 생각난다”고 말했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야권 대선 주자들은 세 싸움에서 민평련과의 연대가 절실한 입장이다.

민평련은 86그룹 세대로 김근태계로 분류되는 인재근(김 고문의 부인)·설훈·유승희·기동민·유은혜·우원식 등 20여 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민주당 내 계파다. 민평련은 그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반대 등 개혁적 선명성을 내세우면서 당의 공식 입장과는 다른 별도의 기자회견을 여는 등 ‘당내 당’ 역할을 해 왔다. 2012년 대선에서도 민평련은 자체 후보 검증회를 열고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지지했다. 지난 8월에는 국가정보원이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원순 제압문건’이 공개되자 민평련 명의로 성명을 내고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 관계자는 “민평련은 당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계파”라며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하는 대선 주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비중으로 느껴지는 세력”이라고 말했다. 민평련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도 후보 검증회를 열어 지지 후보를 논의한 뒤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원내대표 경선으로 추도식에 불참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독재와 폭력에 맞서 가장 앞에서 싸우고 누구보다 겸손하고 따뜻했던 그분이 그립다”는 추모 메시지를 보냈다.

글=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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