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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습지 주제로 ‘제주 국가정원’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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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제주도 특유의 자연자원인 오름과 습지 등을 테마로 한 ‘제주 국가정원’ 조성사업이 추진된다. 제주도는 27일 “제주 지역의 작은 화산체인 ‘오름’과 용암이 흘러내린 곳에 형성된 ‘곶자왈’ 등을 중심으로 한 ‘국가정원’을 내년부터 본격 조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 물영아리 오름 일대에 조성
곶자왈·바람 등 테마정원에 반영

제주국가정원은 정원의 식생을 제주도의 특산종들로 구성한다는 게 기본 골자다. 곶자왈도 정원의 테마로 활용하기 위해 이곳에서 자라는 개가시나무와 가시엉겅퀴·개차고사리 등을 식재한다.

제주국가정원은 내년부터 2026년까지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물영아리 오름 일대에 조성될 예정이다. 산림청 소유인 국유지 170㏊ 규모의 부지에 국비 450억, 지방비 450억 등 900억원을 들여 조성한다. 정원이 들어서는 물영아리 오름과 인근 습지 등에는 환경부 멸종위기종 2급인 물장군과 맹꽁이를 비롯해 습지식물 210종, 곤충 47종, 양서류 8종 등이 서식하고 있다.

물영아리 오름습지는 2000년 제주에서 처음으로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어 2006년 10월에는 국내 다섯 번째이자 제주에서는 첫번째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됐다. 물영아리오름은 『탐라지』(1653)에 ‘수영악(水盈岳, 물이 고여있는 산)’으로 기재돼 있다. 오름 정상의 습지에는 비가 많이오면 둘레 1㎞, 깊이 40m의 물 웅덩이가 생기는 데서 유래한 명칭이다.

정원시설도 다양한 형태로 반영된다. 오름·곶자왈·돌·바람 등을 활용한 테마정원을 비롯해 권역별 민속정원, 세계 주요 전통정원을 축소화한 정원이 조성된다. 또 물영아리 오름을 연계한 탐방숲길과 제주의 생물자원을 모아놓은 생태전시관, 제주 자생식물 보급을 위한 시험재배장도 들어선다.

제주도는 국가정원 조성을 위해 중앙정부와의 협력 관계도 강화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지난 23일 소나무재선충병 점검차 제주를 찾은 신원섭 산림청장에게 정부 차원의 지원을 건의했다. 신 청장은 “타당성 조사를 통한 기본계획을 살펴본 뒤 지원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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