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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로 美 소비심리 회복 올해 3% 실질성장 가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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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호 20면


중앙SUNDAY MBA는 세계경영연구원·KT경제연구소를 포함, 국내외 저명한 연구기관과 컨설팅 그룹이 추천하는 명강의를 엄선해 게재합니다. 세계적 석학과 유명 컨설턴트들이 글로벌 경제 동향과 최신 경영 트렌드를 발빠르게 소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한 ‘경영의 한 수’를 짚어드립니다. 이번 주에는 세계경영연구원·한국무역협회 초청으로 지난 1월 방한한 앨런 사이나이 디시전 이코노믹스 회장의 ‘2016년 세계 경제·금융시장 전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10여 년 전만 해도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악재를 글로벌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게다가 중국은 투명하지 않습니다. 거래자들과 투자자들은 중국에서 발표하는 수치를 믿지 않습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각종 경제지표 데이터가 좋지 않다면 실제로는 더 나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합니다. 이로 인해 위안화 가치는 하락하고 글로벌 시장이 그 충격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발 악재를 토대로 세계 경제를 전망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자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불확실한 요소들과 금융 시장의 과잉 반응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불확실성 앞에서는 자산 가격이 심하게 변동하기 마련입니다. 우려할 상황이 생기면 바로 도망가는 것이 트레이더들의 사고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상황에 대해 중국 정부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신속하게 설명하고 최대한 투명성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시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위안화 약세의 유일한 이유는 아닙니다. 현재 달러당 6.5위안 안팎인 위안화의 가치는 세계 각국의 통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습니다. 이 점도 위안화 약세의 또다른 원인입니다. 위안화는 다른 아시아 통화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 절하해야 합니다.


위안화 달러 당 7~7.25위안 갈 것저는 위안화가 올해 중반쯤 달러 대비 7~7.25위안이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중국이 쏟아 붓는 경기부양 규모를 생각해봅시다. 중국의 산업구조는 궁극적으로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고, 수출보다는 소비에 주력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중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합니다. 반등은 올해 안에 일어날 것입니다. 중국은 양적 완화를 시행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매우 낮은 상태에서 통화 팽창 정책을 펼치고 있으므로 부양의 여지가 많습니다. 통화정책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경쟁하는 다른 국가들도 이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올해도 세계 경제의 성장폭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돌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미국과 세계 경제는 지난해보다 더욱 성장할 것이고 내년엔 올해보다 더욱 상황이 좋아질 것입니다.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하는 이유는 바로 소비 때문입니다. 미국의 소비는 세계 경제에 매우 중요합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0조 달러인데 반해 미국의 소비 지출은 12조 달러가 넘습니다.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소비 규모는 중국의 국가 경제 규모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올해는 미국이 소비 진작에 힘입어 2.9~3.0%의 실질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이 구입하는 자동차와 전자 제품 덕분에 경기 부양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의 경제 성장은 일본·중국처럼 성장이 둔화된 지역과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유로존에도 어느 정도 부양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미국과 세계 경제가 개선되면서 매우 낮은 상태이던 물가상승률이 소폭 상승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직 미국과 영국에서만 통화 긴축정책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일본과 유럽은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한다고 합니다. 중국은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한국은 확실하지 않습니다만 통화 완화정책을 유지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일부에선 성장이 여전히 어렵다고 하지만 저는 다르게 봅니다. 앞으로 2~3년간 세계 경제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플레 낮아 Fed 금리 인상폭 줄어들 전망제로 금리와 양적 완화는 해당 국가의 경기를 부양시키는데 적합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영국과 미국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유로존에서도 제로 금리와 양적 완화로 효과를 봤기 때문에 이 정책을 고수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중국을 포함한 여러 곳에서 실물경제 활동의 성과가 개선되고, 그로 인해 세계 경제가 좀 더 높은 성장 추세로 돌아설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시기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으로 예상합니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2.7~2.8%로 전망합니다.


최근 지속되는 유가 충격은 세계 경제에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1973~75년에 유가가 네 배로 뛰는 충격을 겪으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던 때가 생각납니다. 지난해 말부터의 유가 하락은 경기 둔화 우려로 이어지며 과거와는 또다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유가는 성장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원유를 소비하는 산업군과 원유 소비국은 유가가 하락하면 성장률 상승과 물가상승률 하락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덩달아 실업률도 낮아지게 됩니다. 순원유소비국에서 바로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가 하락은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효과가 엄청나게 큽니다. 미국을 보십시오. 식품과 에너지를 포함한 전체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0.4%로 매우 낮습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상승률은 1.3%입니다. 저유가 덕분에 거의 1%포인트 낮아진 셈입니다.


따라서 미국의 경우 통화 완화정책을 더 유지할 것 같습니다. 주식시장에는 이것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연초에 주가가 너무 하락했다고 해서 속지 마십시오. 쉽게 상승세를 탈 수 있습니다. 지금 부는 바람은 주가를 상승세로 높이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지금의 난류는 위험하지만 진정될 것입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은 당초 암시했던 네 차례가 아니라 두 차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준의 생각보다 물가상승률이 더 낮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연준은 2%의 물가상승률을 목표로 합니다. 하지만 4분기까지는 평균 1.5%가 예상됩니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차례씩, 아마도 3월과 9월에 각각 한 번씩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말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2.5~2.75%로 전망합니다. 연준의 예상인 3% 보다 조금 낮은 수준입니다. 이 경우 전 세계 채권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채 수익률이 낮게 유지된다면, 시중 금리는 비교적 낮게 유지될 것이고 이는 달러 강세가 다소 완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Q 올해 한국의 경제를 예측한다면.“내가 제시했던 한국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였다. 하지만 실제 성장률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수년 간 한국의 성장률을 전망해 왔지만 예측이 어긋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올해 한국 경제는 약 2%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미국의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됐지만 대부분의 국가는 여전히 성장이 둔화된 상태다. 앞으로도 경제 상황은 매우 더디게 개선되고 성장세도 미약할 것이다. 이 정도의 경제 성장 속도가 앞으로는 가장 일반적인 상황으로 자리 잡을 것 같다. 이 현상은 앞으로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Q 세계 각국이 통화 완화 정책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 어떨까.“한국도 추가적 통화 완화를 할 수 있다고 본다. 나는 한국 정부가 원화 가치를 약 5% 낮출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한국은 물가상승률이 낮고 원화가 약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원화 가치는 하락해야 한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1200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인천공항의 스타벅스에서 카푸치노 한 잔을 샀는데 가격을 달러로 환산해보니 5달러 정도였다. 달러 강세로 인해 더 낮은 가격을 예상했지만 여전히 가격이 비쌌다. 나는 3달러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비싼 이유를 잘 모르겠다.”


Q 앞으로 주목할 만한 경제 동향은.“새로운 혁신 기술을 주목해야 한다. 나는 이제 물건이 필요하면 백화점에 가는 대신 아마존을 먼저 검색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렇게 과거와 다른 형태의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소매 의류 상점이 자취를 감췄고, 수입식품 판매 상점도 보이지 않는다. 원격 기술로 인해 사무 공간도 변하고 있다. 이런 혁신 기술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어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의료 업계에서는 로봇 수술이 등장하고 있다. 노동을 하는 사람이 모두 없어질 지도 모른다. S&P 500 기업 가운데 새로운 혁신 기술과 관련된 기업들은 수익가치가 특히 높다. 한국도 이런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뛰어들 필요가 있다.”


중앙SUNDAY MBA는 세계경영연구원·KT경제연구소를 포함, 국내외 저명한 연구기관과 컨설팅 그룹이 추천하는 명강의를 엄선해 게재합니다. 세계적 석학과 유명 컨설턴트들이 글로벌 경제 동향과 최신 경영 트렌드를 발빠르게 소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한 ‘경영의 한 수’를 짚어드립니다. 이번 주에는 세계경영연구원·한국무역협회 초청으로 지난 1월 방한한 앨런 사이나이 디시전 이코노믹스 회장의 ‘2016년 세계 경제·금융시장 전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정리=김경미 기자


앨런 사이나이 컨설팅업체 디시전 이코노믹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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