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그래도 크리스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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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한 주였습니다. 이완영, 이슬비, 인명진…. 등장 인물이 늘어날수록 속은 더 헛헛합니다.

일상도 마찬가지입니다. 토요일 아침이면 작은 사치를 합니다. 집 앞 빵집에서 산 달달한 롤케이크를 놓고 하는 커피타임입니다. 그런데 오늘 파리바게뜨가 19개 품목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AI에 따른 계란 부족 때문입니다. 생산 중단 품목 중에는 제가 즐겨먹는 제품도 들어있습니다. 소소한 일상 하나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가 야속합니다. 오세을 양계협회장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한국 닭이 다 죽는다. 지휘탑도 없는 이게 나라냐.”

오늘 점심때는 엄마들끼리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휴가를 가려던 엄마는 아침부터 열이 나기 시작한 아이가 걱정이었습니다. 그리곤 다른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그 집 아이는 괜찮냐고. 다른 엄마는 “이미 독감을 앓았다”고 답합니다. 서로의 안부를 아이의 독감으로 물어야 하는 게 지금 이 나라입니다. 수원 고교에선 독감으로 시험을 치르지 못한 학생에 대한 성적 처리가 논란이라고 합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은 탄핵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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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얘기를 잔뜩 해놓고선 염치없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입니다. 24~25일 이틀은 그래도 따뜻했으면 합니다. ‘그래도 크리스마스’는 가수 윤종신에 내놓은 새 노래이기도 합니다. 가사 중 이런 대목이 있더군요. “나아질 거야 내일은.”

김영훈 디지털담당 fili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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