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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공룡 만나고, 고인돌 보고…대구 이색 미니공원에 인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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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 20일 대구시 남구 고산골 공룡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선사시대 실물 크기의 공룡 모형을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20일 대구시 남구 고산골 공룡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선사시대 실물 크기의 공룡 모형을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에 선사시대 이야기를 테마로 삼은 미니공원들이 뜨고 있다. 널찍한 주차장이나 근사한 휴게실, 변변한 매점 하나 없지만 시민들로 늘 북적인다. 개장 석 달 만에 무려 8만명 이상이 찾은 곳도 있다.

공룡 발자국 화석 발견된 곳에 공원
실물크기 움직이는 공룡 4마리 세워
석 달 만에 8만명 넘게 몰려온 명소
진천동 선사유적공원도 방문객 북적
탁본체험 등 가능…입장·체험 무료

도대체 어떤 곳일까. 비결은 무엇일까.

대구시 남구 앞산 자락 고산골에 가면 1452㎡ 크기의 평지가 나온다. 2006년 20∼30㎝ 크기의 공룡 발자국 화석 10여 개가 발견된 곳이다. 공룡 발자국은 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 초식 공룡의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한다. 이곳에 조그마한 공원이 하나 조성돼 있다. 하지만 여느 공원과는 다르다. 티라노사우루스·브라키오사우루스·스테고사우루스·스피노사우루스 같은 선사시대 공룡 4마리가 보인다. 학자들의 자문을 구해 실물 크기에 최대한 가깝게 맞춰 만든 공룡 모형들이다. 4마리 중 덩치가 가장 큰 브라키오사우루스는 높이 12m, 무게만 3.3t이다. 덩치가 제일 작은 스피노사우루스도 높이 4m, 무게가 2.3t에 이른다. 진짜 공룡처럼 보이도록 피부와 유사한 느낌을 내는 말랑한 실리콘 재질로 돼 있다. 머리·눈·꼬리는 기계 장치를 달아 스스로 움직인다. 가까이 다가가면 ‘우와앙’하는 소리를 낸다. 그래서 로봇 공룡이라고도 부른다. 지난 9월 대구 남구청이 8억원을 들여 만든 ‘공룡공원’의 모습이다. 개장한 지 석 달 남짓. 커다란 공룡이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시민들이 몰린다. 지난 8일 기준 8만7000여 명이 다녀갔다. 남구청 측은 “잘 접하기 어려운 선사시대, 거기다 공룡이라는 이색 콘텐트가 시민들을 불러모으는 것 같다”고 밝혔다. 남구는 시민들이 몰려들자 공룡공원 입구에 커다란 주차장까지 따로 조성 중이다.

뜨는 미니공원은 하나 더 있다. 달서구 진천동 빌라촌 안에 있는 선사유적공원(6178㎡)이다. 이곳 역시 여느 공원과는 좀 다르다. 중앙에 직사각형 모양의 흙으로 돋운 큼직한 터가 보인다. 한가운데에는 바위가 하나 놓여 있다. 높이 170㎝, 폭 140㎝, 두께 220㎝.

평범해 보이는 바위는 이 공원의 메인 콘텐트인 청동기인이 세운 입석(선돌)이다.

달서구는 지난해 5월 2000만원을 들여 이 선돌 옆에 탁본 체험장을 만들었다. 실물 모양 그대로의 입석 모형도 설치했다. 그리고 2006년 고인돌 68기가 발견된 1㎞쯤 떨어진 한샘공원(1만1000㎡)·선돌공원(1만3200㎡) 안에도 지난 6월 2000만원을 들여 체험장을 조성했다. 문화해설사 3명이 선사유적공원과 한샘·선돌공원을 다니면서 시민들에게 선돌·고인돌에 대해 설명한다. 선돌·고인돌로 이 세 곳의 미니공원을 하나의 구경거리로 묶은 것이다. 올 들어서만 시민 3만여명(지난 8일 기준)이 다녀갔다. 박정희 달서구청 관광진흥팀장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지자체 예산을 많이 들여 크고 화려하게 공원을 만들지 않아도 ‘대박’ 공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공룡공원과 선사유적공원은 무료 입장이다. 체험도 공짜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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