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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은 이제 ‘AI 도우미’ 시키시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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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초등학생 딸을 둔 아빠가 애플리케이션(앱)을 열고 묻는다. “12살 우리 딸 생일인데 어떤 선물이 좋을까? 딸은 아이돌 그룹과 패션에 관심이 많아.” 곧 기계음으로 답변이 흘러 나온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빅데이터 분석과 고객 정보를 더해 상품을 추천해 준다.

내년부터 풍경 바뀌는 유통업계
롯데, IBM 인지컴퓨팅 왓슨 도입
대화하며 상품 추천받고 결제까지
현대백화점, 채팅형 시스템 운영
11번가, 사진 입력하면 상품 검색

#온라인 쇼핑몰 앱을 둘러보던 여성이 말한다. “지금 보고 있는 상품을 친구 김수진에게 선물해 줘.” 앱 화면이 결제창으로 넘어간다.

인공지능(AI)이 쇼핑과 결합하면서 이르면 내년부터 가능해질 쇼핑 풍경이다. 유통 대기업이 정보통신(IT) 기업과 손잡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AI를 활용한 보이스 쇼핑과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음성을 인식해 관련 화면을 보여주는 롯데닷컴의 지능형 검색. [사진 각 업체]

음성을 인식해 관련 화면을 보여주는 롯데닷컴의 지능형 검색. [사진 각 업체]

롯데그룹은 21일 한국IBM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클라우드 기반 인지컴퓨팅(Cognitive Computing) 기술인 ‘왓슨(Watson)’ 솔루션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개발할 서비스는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조언자)’와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 두 가지다.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가 도입되면 고객들은 챗봇(Chatbot·사람과 대화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과 대화하면서 상품을 추천받는다. 가까운 매장과 교통편, 다른 구매 채널, 배송에 관한 정보도 함께 제공된다.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은 제과와 푸드 계열사에서 신사업 개발과 신상품 출시 등을 할 때 분석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은 “왓슨을 포함한 그룹 통합 IT서비스를 구축해 5년 안에 모든 사업 분야에 도입한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엄지족’이 타깃이었던 온라인 쇼핑몰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보이스족’까지 겨냥하고 있다. 롯데닷컴은 최근 손가락으로 검색하지 않고 말만 해도 알아듣는 지능형 음성 검색 서비스를 선보였다. 모바일 앱 검색창에 마이크 버튼을 누르고 “내 포인트 얼마나 남았지?”라고 물으면 포인트 화면으로 이동시켜 준다. 옥션에서도 ‘말하고 사자’라는 서비스를 통해 검색 키워드를 말하면 구매 기록을 찾아준다.

앞으로 보이스 쇼핑은 더 다양해진다. 내년 하반기부터 롯데닷컴에서는 “친구 ○○○한테 지금 보고 있는 상품을 선물해 줘” 또는 “할인이 적용되는 카드로 장바구니에 담긴 상품을 결제해 줘” 같은 명령도 해결할 수 있다.

실물을 찍어 올리면 유사 상품을 추천해 주는 11번가 이미지 검색(왼쪽). 메신저로 상담이 가능한 현대백화점의 헤이봇(오른쪽). [사진 각 업체]

실물을 찍어 올리면 유사 상품을 추천해 주는 11번가 이미지 검색(왼쪽). 메신저로 상담이 가능한 현대백화점의 헤이봇(오른쪽). [사진 각 업체]

현대백화점에서는 지난 10월부터 채팅형 챗봇인 ‘헤이봇’을 도입했다. 카카오톡을 통해 검색·주문·배송 상담을 해준다. 5000여개의 키워드가 등록돼 있어 5만개의 답변이 가능한데 향후 4배 이상 늘어난다. SK플래닛의 11번가는 실제 상품을 촬영해 앱에서 검색하면 유사한 상품을 추천해 주고 있다. 컴퓨터가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을 하는 딥러닝(Deep Learning)을 활용한 서비스로 시간이 갈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

성화선 기자 ss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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