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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사업 궤도에 올린 네이버 사령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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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새뚝이 2016 ③ 경제

네이버가 8년 만에 새로운 리더십을 선택했다. 네이버에서 10년간 서비스 전문가로 실력을 인정받은 한성숙(49) 서비스 총괄(부사장)이 내년 3월 김상헌 현 대표에 이은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다. 시가총액 국내 6위(25조8000억원) 기업 네이버가 노련한 관리형 리더십에서 정보기술(IT) 전문가형 리더십으로 변화를 택한 것이다.

내년 3월 네이버 차기 대표에 취임하는 한정숙 서비스 총괄 부사장. [사진 네이버]

내년 3월 네이버 차기 대표에 취임하는 한성숙 서비스 총괄 부사장. [사진 네이버]

한 대표 내정자는 숙명여대 영문과 졸업후 IT 전문지 기자와 네이버의 경쟁사 ‘엠파스’를 거쳐 2007년 네이버로 옮겼다. 전문가로서의 프로페셔널리즘이 그의 강점으로 꼽힌다. 한 대표 내정자는 철저하고 꼼꼼한 일처리로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이 신뢰하는 임원으로 알려져 있다.

CEO 취임하는 한성숙
비이공계 출신 서비스 전문가
“소상공인 돕는 플랫폼 지향”

네이버는 지난 10월 그를 차기 CEO 내정자로 발표하며 “네이버 서비스의 모바일 변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한 대표 내정자가 서비스본부장을 맡은 2012년 무렵 네이버엔 “PC 시장에선 검색·포털 비즈니스로 경쟁사를 압도했지만 모바일 전환에선 한참 뒤쳐졌다”는 위기감이 컸다. 이후 한 대표 내정자는 모바일 검색에 ‘주제 판’을 도입하고 지역·쇼핑 검색을 강화하면서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인 검색의 모바일 전환을 성공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V라이브(동영상 스트리밍)와 네이버페이(결제) 등도 한 내정자의 성과로 꼽힌다.

한성숙 내정자의 요즘 관심사는 ‘플랫폼’과 ‘파트너’다. 지난 4월 네이버가 “대기업 주도의 낙수효과가 아닌, 네이버가 소상공인과 창작자의 성공을 돕는 분수 효과를 만들겠다”며 시작한 ‘프로젝트 꽃’이 그런 예다. ‘프로젝트 꽃’은 최근 그가 대내외 행사 때마다 강조하는 키워드다. 외부 파트너들이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통해 사업 기회를 찾고 글로벌 진출을 할 수 있게 돕겠다는 것이다. 공간공유 스타트업 ‘스페이스 클라우드’ 등 외부 스타트업에 네이버가 투자하고 한 팀처럼 일하는 시도도 시작했다.

지난 10월 네이버 ‘커넥트 콘퍼런스’에서는 “이제 네이버는 서비스 중심 회사가 아니라, 파트너에게 기술 도구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술 플랫폼’으로 변화하겠다”고 밝히며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네이버의 인공지능(AI) 번역·소셜로그인·페이 등 다양한 기술 도구를 파트너들이 손쉽게 활용하고, 그들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서비스 틀을 다 짜놓고 그 속을 채워줄 공급자를 찾던 과거의 모델에서 진화했다는 평이다. 네이버 대표로서 어떤 역할을 할 지도 ‘플랫폼’에서 답을 찾고 있다.그는 최근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네이버가 나아갈 방향과 가치를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같은 CEO, 파트너와 내부 직원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서포터 같은 CEO가 되겠다”고 밝혔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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