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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의 저주' 깨트린 시카고 컵스 기운 받으려고 헬멧 만든 NHL 골키퍼

중앙일보

입력

'염소의 저주'를 깨트린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의 기운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시카고 블랙호크스에게도 전달될까. 블랙호크스 골리 스캇 달링(28)이 자신의 마스크에 컵스를 오마주하는 그림을 새겨넣어 화제다.

팟캐스트 방송 '파든 마이 테이크'는 최근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달링의 헬멧을 공개했다. 달링은 헬멧에 시카고 컵스의 강타자 앤서니 리조(27)의 모습과 그의 등번호 44를 새겼다. 아울러 컵스 홈구장인 리글리필드에 동상이 있는 명캐스터 해리 커레이의 얼굴도 그려넣었다. 블랙호크스의 백업 골키퍼인 달링은 이 마스크를 미국 현지시간으로 2017년1월1일(한국시간 2일) 열리는 세인트루이스 블루스와의 '윈터 클래식'에서 사용할 계획이다.

달링이 컵스를 상징하는 아이콘들을 새겨넣은 건 그가 컵스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이다. 달링은 시카고 교외에 있는 도시 르몽에서 자랐다. 그는 컵스가 지난달 끝난 월드시리즈에서 '염소의 저주'를 풀고 108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자신의 SNS 계정에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같은 시카고를 연고지로 쓰고 있는 블랙호크스 선수들이 직접 월드시리즈에서 컵스를 응원하기도 했다.

블랙호크스 역시 컵스에 이어 NHL 정상 정복을 노리고 있다. 서부 콘퍼런스 센트럴 디비전에 속한 블랙호크스는 2014-15시즌 우승을 포함해 통산 여섯 번이나 스탠리컵(NHL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강팀이다. 올시즌도 22승8패4연장패를 기록해 리그 최다 승점(48점)을 올리고 있다. 달링이 특별한 헬멧을 만든 건 컵스처럼 2년 만의 우승을 향해 달려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경기가 열리는 장소도 특별하다. NHL은 1년에 한 번 '윈터 클래식'이란 이름으로 야구장 또는 풋볼이나 축구 경기장을 얼려 야외 경기를 펼친다. 이번 윈터 클래식은 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홈구장인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장은 "지금은 아이스하키 경기가 실내에서 열리지만 과거에는 야외에서 열렸다. 윈터 클래식은 그런 전통을 되살려 예전 유니폼을 입고 치른다. 큰 규모의 경기장에서 열리기 때문에 최대 10만 명이 넘는 관중 동원도 가능한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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