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TONG] 음료 캔부터 벽화까지 점자가 숨어 있어요…광주세광학교 방문기

TONG

입력

업데이트

by 정민·조은수·신가주

눈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학교가 있다.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광주광역시 세광학교를 TONG청소년기자단 웅천지부가 방문했다.

세광학교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아우른다. 50~60대 시각장애인 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이 있다. 학생들의 지적 수준도 개인별로 달라 의사소통이 전혀 안 되는 아이부터 서울대에 가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까지 볼 수 있다. 세광학교는 100명 정도의 학생마다 개별화된 특수교육을 한다.

고등학교 과정의 경우,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와 유사하다. 다만 물리치료, 한방과 같은 전문교과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는 점에선 다르다. 여느 학생보다 오히려 더 많이 배우는 셈이다.

캔음료 뚜껑의 점자. [사진=세광학교 페이스북]

캔음료 뚜껑의 점자. [사진=세광학교 페이스북]

농업인의 날 캠페인. [사진=세광학교 페이스북]

농업인의 날 캠페인. [사진=세광학교 페이스북]

세광학교도 학생회가 있어서 학교의 전반적인 행사를 진행한다. 11월 11일, 흔히 빼빼로 데이라고 알고 있는 날이 '농업인의 날'임을 알리기 위해 농부 복장을 하고 가래떡을 나누어 주는 캠페인을 벌였다. 세광학교 학생회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sekwangsc), 인스타그램 등에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점자를 올리기도 한다. 음료 캔, 점자 아트, 점자 벽화, 런던 박물관의 점자 설명판과 촉각 지도 등 그들이 소개하는 점자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또 SNS를 통해 한국의 시각장애인 관련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렇게 세광학교는 학생회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사회 활동을 진행해왔다.

세광학교의 현장모습을 생생하게 알아보고 싶어 초등부 1학년 교실 수업에 참여했다. 이들의 지식 수준은 2~3살 정도에 그칠 뿐더러 눈도 보이지 않아 글자를 읽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소위 '시각중복장애인'의 경우 시각장애에 더해 지적장애도 함께 와서 단순 시각장애아 보다 몇 배 더 힘들다.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봉사활동이 뭔지 고민하다 점자카드를 만들었다. 점자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송곳 모양의 막대기와 테이프 모양의 검정색 판이 필요하다. 기본 점자 모양을 새기기 위해 한글 철자의 기본점자 모양을 익힌 뒤 바다·모래와 같은 간단한 단어를 나타내는 점자카드를 완성했다.

점자카드에 한 개씩 점자를 찍을 때에는 손이 짓눌려 너무 아팠지만 완성된 카드를 보니 뿌듯했다. 이렇게 조금만 노력해도 아이들이 한글을 배우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좋았다.


세광학교 초등부 최 선생님은 “몸이 불편한 우리 아이들을 차별 없이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그러한 사회적 인식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비장애인 친구들과 서로를 억지로 이해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함께 지내며 어우러지는 통합교육의 기회를 많이 갖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세광학교의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봉사활동도 하며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 나의 일상생활을 되돌아 볼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장애인들을 바라볼 때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우리와 다르니까, 조금 부족하니까'라며 낯선 시선을 보내 그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따가운 시선들이 모여 상처를 남기고, 차별과 편견을 만드는 것이다. 개개인의 노력이 사회 분위기를 바꾸고 차별 없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모두가 잊지 않았으면 한다.

글·사진=정민·조은수·신가주(전남외고 1) TONG청소년기자 웅천지부

[추천 기사]
시각장애인이 영화관에 가야 하는 이유 알려드릴까요?
(http://tong.joins.com/archives/21204)


▶10대가 만드는 뉴스채널 TONG 바로가기 tong.joins.com

Copyright by JoongAng Ilbo Co., Ltd. All Rights Reserved. RSS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