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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내년 금리인상 세차례 언급에…뉴욕증시 ‘휘청’, 韓 가계부채에도 '불똥'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70)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줄곧 상승했던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ㆍ연준)가 종전 0.25~0.5%였던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한 직후다. 국내 증시ㆍ외환 시장에도 일정 정도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14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8.68포인트(0.6%) 밀린 1만9792.5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8.44포인트(0.8%) 내린 2253.2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16포인트 낮아진 5436.67에 장을 마감했다.

금리 인상이라는 예정된 이벤트가 시장에 선(先) 반영됐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다우존스를 비롯한 뉴욕 3대 지수는 낙폭을 만회하지 못했다. 금리인상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옐런 연준 의장이 “연준 위원들은 내년에 세 차례 정도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어 그는 “차기 행정부의 확장적인 재정 정책이 연준 위원들로 하여금 더 많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시장에서는 내년에 연준이 기준 금리를 최대 두차례 인상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옐런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당선인의 1조 달러(약 1200조원) 규모 재정정책으로 인해 시장에 돈이 풀릴 경우, 인플레이션이 상승해 연준이 불가피하게 금리 인상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시장에 주지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초 예상보다 강한 연준의 ‘매파(통화 긴축) 기조’에 달러화 가치는 14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엔 환율은 1달러 당 116.77엔까지 치솟았다. 서울 외환 시장도 오전 9시 개장 이후 원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300조원을 넘어선 한국 가계부채에도 미국의 금리 인상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와 달리 현재의 불안한 정책 컨트롤 타워, 가계부채 급증 및 부동산 급랭 가능성, 기업 구조조정 등 악재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며 “국제금융시장의 혼란이 국내로 전염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글로벌 공조 체제를 구축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명박 정부가 실시한 한ㆍ미, 한ㆍ일 통화스와프 같은 적극적인 시장 안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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