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대책에 기획원·재무부 약간의 「이견」|물가로 뒷전에 밀린 한전 재무구조 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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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5일 발표된 물가대책중 「국제통화시세변동을 반영하는 환율의 탄력적운용 부분은 기획원의 「총론」에는 들어있으나 정작 주무부서인 재무부의 「각론」 에선 언급조차되어있지 않아 주목.
이것이 재무부의 환율문제언급에 대한 「신중함」 인지 환율운용시각에 대한 「이견」 의표시인지가 관심거리인데 현재로서는 후자쪽에 가깝다는것이 재무부 주변의 이야기.
한편 이번 물가대책중 재무부가 드러내놓고 반론을 펴고있는 부분은 자동차에 대한 특별소비세 인하문제로 상공부와 기획원은 세율을 내려 가격인상요인을 흡수하자는 쪽인 반면 재무부는 소비구조나 세수 전망등을 보아 특소세 체계를 조정해 나가야지 물가만 보고 특소세를 내리자는게 무슨발상이냐고 펄쩍.동자·재무부 사기올라
14일의 고위층에 대한 7개부처장관의 물가대책 보고 후 특히 농림수산부는 앞으로의 농수산물가격 안정에 더욱 무거운 짐을 지게되었다는 후문.
이 자리에서는 농림수산부가 물가안정에 별로 기여하는 부분이 없다는 점이 지적되었다는데, 반면 전기료·가스료 등을 다소라도 내리기로 결심 (?) 했던 동자부와「소신」 있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평가된 재무부는 한결 사기가 올랐다고.
한편 과거 한자리수 물가시대의 부총리였던 신병현 현은행연합회장의 이름이 보고회 석상에서 입에 올라 역시「안정」 하면 「신부총리」 라는 관가주변의 인식을 재확인.
장기적 인하효과 묵살
정부가 15일 단행한 전기료 인하를 놓고 주무부처인 동자부는 물론 기획원 내부에서도 상당한 진통과 진로수정이 있었다는 후문.
전기료 인하재원을 놓고 한전은 당초 『전액 외채상환과 재투자에 활용, 재무구조를 개선하는것이 장기적인 전기료인하효과를 가져온다』 는 주장을 폈으나 물가를 맡고 있는 기획원의 물가국은 『물가가 불안한 시점에서 내릴수 있는 요인은 모두 내려야한다』 는 반발에 부딪쳤다. 이 때문에 한때 동자부는 한전 재무구조개선과 전기료 인하요구를 50대50으로 가격조정에 반영한다는 방침을 굳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1일 물가가 고위층에 보고된 후 방향이 급선회, 재무구조개선은 뒤로 미루고 전기료를 최대한 인하한다는 방침이 확정되고 종별 인하폭도 물가에 영향이 큰 산업용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현대 안나와 주총유산
정유업계의 큰 관심을 끌었던 15일의 극동 석유주총은 대주주의 하나인 현대측이 돌연 불참을 통보하는 바람에 유산.
현대측은 이날 주총 시작직전에 기획실직원 한사람을 극동의 장홍선 사장에게 보내『아직 우리측의 주총 준비가 안되었다. 다음으로 미루자』 고 일방적으로 통보, 주총을 준비했던 극동측을 당황케 했다.
이날 주총은 일산 6만배럴규모의 정유시설과 일산 3만4천배럴규모의 중질유분해 시설의 영국BP사와의 합작투자(5억달러) 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당초의 우려대로 현대측의 실력행사 (?) 로 연기된셈.
극동측은 U일 장사장과 현대의 이명박사장이 만나 상호간의 의사를 타진함으로써 이날 주총에서 원만한 합의를 이룰것을 기대했으나 결국일격을 당한 셈이 되고 말았다.
극동석유는 6월초에 다시 주총을 열 계획이나 경영권 장악을 둘러싼 현대와 극동의 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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