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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하는 꼴불견 고객'에 속앓이

미주중앙

입력

한인업소들이 꼴불견 고객들로 골치를 앓고 있다. 특히, 바쁜 연말 대목에 일부 고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에 직원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고된 노동 보다 고객의 몰지각한 행동에 종업원들은 더욱 힘들다고 한다.

몰지각한 고객 백태
선물 박스·과일 바꿔치기
다짜고짜 반말하며 하대
식사 후 돈 안내고 도망도

연말 선물로 배, 사과 등 과일 구입이 많은 요즘, 일부 고객들은 과일 박스 여러개를 열어 마음에 드는 과일로만 박스 1개를 꾸미기도 한다. 나머지 과일 박스는 팔기가 힘들어지게 된다. 또한 과일·야채용 비닐봉지를 마구 뽑아 쇼핑봉지로 대신 사용하는 고객도 있다.

한 마켓 시식코너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시식코너 경력만 10년이 넘는다. 대부분의 고객은 무난한 편이지만 반말을 하는 것은 물론 주머니 속 휴지를 꺼내며 대신 버려달라기도 한다. 마켓 이미지 때문에 기분 나빠도 웃고 넘기지만 속이 무척 상한다. 진상 고객이 나타나면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 긴장도 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 한식당은 먹튀(?) 고객 때문에 손해가 크다. 수법은 간단하다. 고객이 붐비는 시간에 식당을 찾아 입구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술, 요리 등 한 명이 먹기에는 많은 듯한 메뉴를 주문한다. 그 후 종업원이 바쁜 틈을 타 도망가는 수법이다.

타운에서 식당을 30년 째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먹튀 고객들을 예의주시하지만 어느 틈엔가 사라져 버린다. 바쁜 연말에 더욱 기승을 부린다"고 하소연했다.

또다른 한식당은 화장실에 비치한 물품까지 도난당하고 있다. 이 식당 업주는 "화장실에 비치한 물품을 몰래 가져가는 고객들이 있다"며 "변기를 막히게 한 후 말을 하지 않아 악취로 고생하기도 한다"며 꼴불견 손님 유형을 소개했다.

무조건 반말부터 하는 고객들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반말을 하다가 막말 수준까지 치닫는 손님과 승강이를 할 수도 없어 더욱 난감해 진다.

화장품 가게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다짜고짜 반말로 주문하는 고객이 하루에도 서너명은 된다. 반말 쯤은 익숙해질 정도다. 고객이라는 위치를 이용한 '갑질 횡포'는 물론 세금을 빼주지 않는다며 '사장 나와라' '매니저 불러라' 하는 고객도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 종업원은 "공짜선물을 받아간 후 구입한 물건만 환불해달라는 얌체 고객들도 많다"며 "서비스에 대한 컴플레인은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지만 인격 모독성 행동에는 정말 자괴감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이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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