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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촛불집회] "박 대통령 당장 방 빼"… 충북 청주 한파 속 촛불집회

중앙일보

입력

1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충북도청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시민이 승리했다 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종권 기자

1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충북도청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시민이 승리했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종권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가결 이후 진행된 충북 촛불집회는 한층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시민들은 “우리가 승리했다”며 박 대통령 탄핵안 통과를 평화 집회와 광장 민주주의의 힘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의혹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들의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근혜 퇴진 충북비상국민행동은 10일 오후 5시부터 청주시 상당구 충북도청 앞 도로에서 주말 촛불집회를 열었다. 촛불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2500여 명(경찰추산 1000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대통령 탄핵 국회 표결을 앞둔 지난 주말 집회(1만여 명)의 25% 수준이다.

주최측 관계자는 집회를 시작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국회가 탄핵시켰습니까. 우리가 탄핵시켰습니까”라고 물었다. 시민들은 “우리가”라고 외쳤다. “박근혜는 당장 방 빼”라는 구호도 들렸다. 조승래 충북비상국민행동 상임대표는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며 “아직 촛불을 내려 놓을 순 없다. 박 대통령 정권 하에서 비선 실세들이 사익 추구를 위해 행했던 행동들을 척결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촛불집회에 참가한 대학생 김남영(23·충남 보령시)씨는 “최순실 사태 이전까지 정치에 무관심했다. 이번 촛불 집회를 통해 국민의 정당한 권리를 평화로운 방법으로 관철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며 “탄핵이 통과된 것은 국회의 뜻이 아니라 국민의 뜻이다. 앞으로도 정치인들이 국민 여론을 잘 헤아리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했다. 최봉수(52)씨는 “탄핵은 처리됐지만 국정농단과 관련된 의혹이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다”며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와 관련된 각종 범법 행위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민심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발언자로 나선 비봉초 6학년 민수빈(12)양은 “어제 국회에서 299표 중 234표로 탄핵 가결이 되었는데 그날 아빠가 맛있는 걸 사주기로 한 약속을 안지켰지만 그래도 정말 기뻤다”며 “아직 대통령 퇴진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헌법 재판소에서의 심판이 남았는데 그분들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 국민이 촛불로 밝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양이 “우리는 우주의 기운이 아니라 촛불의 기운으로 세상을 바꿀 것”이라며 무대를 내려오자 박수가 쏟아졌다.

참가자들은 충북도청, 상당공원, 육거리시장을 거치며 성안길 일대 3㎞ 거리를 행진한 후 해산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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