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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여성의 적 뼈 약화를 막는다|여성호르몬 투여 3개월내 고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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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평균수명, 특히 여성의 수명연장현상이 뚜렷해지면서 폐경기 여성의 건강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제일병원 갱년기 클리닉팀이 여성 호르몬으로 갱년기 여성의 골약화를 막는 효과적인 치료법을 발표해 큰 관심을 모았다.
갱년기 클리닉팀의 한인권 박사 (내분비내과)는 갱년기 증상을 보인 여성 1백84명(평균연령 51·3세)을 대상으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제제와 프로게스테론제제 (정제)를 투여한 결과 「갱년기증상」이 1∼3개월이내에 없어짐은 물론 뼈의 강도가 증가되었다고 보고한 것이다.
갱년기증상이란 생리가 없어질 무렵부터 나타나는 증상으로, 주로 많이 나타나는 것은 「몸의 화끈거림」「식은땀」「가슴의 두근거림」「뼈의 통증」「빈뇨」「성교통」「불면증」 등이다. 이런 증상은 대부분 2∼5년 지나면 자연히 없어지는데 더 큰 문제는 뼈의 약화현상.
여성 호르몬은 뼈의 성분이 혈액으로 녹아나는 것을 막는 작용도 하는데 남성은 그렇게 문제가 안되나 여성은 생리가 끝나면서 호르몬 생산이 급격히 떨어져 뼈가 약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박사팀의 발표에 따르면 생리가 규칙적으로 있는 정상부인 (평균연령 48·9세)의 에스트라디올 (난포호르몬의 일종)치가 ㎖당 1백58·8피코그램(1조분의1g) 이었으나 환자군에서는 32·2피코그램으로 5배정도의 차이를 나타냈으며 뼈의 폭 (크기)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뼈의 강도에서는 정상군의 수질골과 피질골의 강도가 6·32와 7·44인데 비해 환자군에서는 5·75와 6·84로 떨어져 있었다.
치료팀은 환자군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제제를 25일간, 프로게스테론제제를 16일째부터 열흘간 투여하고 다음 5일간은 쉬는 식으로 6개월간 치료한 결과 큰 개선 효과를 얻었다.
이러한 개선효과는 폐경 3년이후에 치료를 시작한 경우보다 3년이내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에게서 더 현저한 효과가 있었다는데 두가지 호르몬제제의 병용으로 종래 에스트로겐제제 단독투여로 인한 자궁내막암이나 유방암 발생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는 것이다.
한 박사는 외국의 보고에 따르면 50세 이상의 여성은 남성에 비해 팔의 골절 빈도가 10배, 고관절 골절은 2배나 많으며 미국의 경우 고관절 골절로 인해 사망하는 여성은 매년 5만명으로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으로 인한 사망자(4만2백명)보다 더 많다고 말하고 일생의 3분의1을 차지하는 갱년기 이후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이 있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수 박사 (여·성남인하병원내과)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로 치료를 받아야하는 대상은 갱년기여성 3명중 1명꼴로 나타나 있는데 주로 체격이 마르고 젊었을때 날씬했던 사람, 흡연자, 활동이 적은 가정주부, 칼슘섭취가 부족한 사람, 부모나 형제 가운데 뼈가 약해 병이 생긴 사람이 있었던 사람 등에게서 많다는 것이다.
한 박사는 갱년기증상은 대개 그냥 지나치기 쉬워 이제까지 환자·의사 모두 소홀히 취급해 왔으나 진단방법이 간편하고 치료비용도 저렴하므로 (월1만3천원선) 우리나라도 관심히 높아져야 한다면서 앞으로 갱년기 클리닉을 중심으로 골다공증의 예방·치료는 물론 난소암이나 유방암 등 부인암의 조기발견을 비롯하여 갱년기여성의 건강관리를 위한 연구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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