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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 수목원·산림박물관 일반공개|휴식·자연학습장으로 활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국내최초의 광릉수목원과 산림박물관이 지난 21일부터 일반공개됐다.
서울에서 1시간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국내에선 보기드문 울창하고 너른 숲에 자리한 수목원과 박물관은 앞으로 도시사람들의 휴식과 자연학습을 겸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도가 크게 기대된다.
광릉수목원은 수집종류에서는 매우 미흡하지만 적어도 규모면에선 세계최대.
광릉시험림의 총면적이 2천3백64㏊인데 이중 5백㏊가 수목원으로 조성됐다.
세계적으로 수목원은 88개국에 8백9개가 있는데 규모로는 미국립수목원이 4백㏊규모로 가장 컸었고 수집종류에서는 일본의 동경식물원(면적 25정보)이 무려 10만종의 초목류를 수집, 세계최고다.
북한에도 약2천종의 초목류를 갖춘 수목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적으로 초목의 종류는 60만∼70만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광릉목원에는 수목류 1천7백16종, 초목류 1천59종 등 총2천7백75종이 있다.
남북을 통틀어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는 수목류는 총1천97종인데 광릉목원에는 이 중 8백69종이 갖춰져 있다.
○…수목원은 특성에 따라 침염수원·활엽수원·관목원·관상수원·화목원·약용 식물원·식용식물원·고산식물원·수생식물원·습지식물원·난대식물원·만목원(덩식물)·맹인식물원·모델정원 등 15개로 구분해 심어놓았다.
특히 맹식물원은 국내에선 처음 시도 것인데 주위에 가드레일을 설치해 이를 잡고 걸어가면 중간 중간 나무가 있는 곳에 볼록한 것이 튀어나와 있고 그 자리에서 위를 만지면 알루미늄에 점자로 나무의 특성을 써놓았다. 또 나무를 가드레일 가까운 곳에 심어 직접 만져보고 향기도 맡을 수 있도록 되었다.
이 밖에 약용·식용식물원이나 수생식물원등도 이름은 열핏 들어보기도 했겠지만 실물은 보지못한 도시학생들의 자연학습에 많은 도움이 될 듯.
○…수목원내에 세워진 산림박물관은 규모나 질에 있어서도 전문박물관으로는 손색이 없다.
1천5백평규모에 우리나라 전통양식으로 국산목재 및 우림를 사용해 세워졌다.
천장과 바닥등에 깐 목재는 대부분 광릉시험림 내에서 간벌을 해 생긴 것들로 낙엽송과 잣무가 주종.
돌은 주로 국내산 화강암.
동·식물표본과 나무제품, 임업용기계 등 1만4천종이 진열되었으며 산림과 인간, 한국의 임업, 한국의 자연, 임산자원과 기술등의 여러가지 주제로 각종 시청자료를 갖춰 학습효과를 높이도록 꾸몄다.
또 외국의 산림현황 등이 컴퓨터 시스팀으로 돼 있어 알고싶은 나라의 단추를 누르면 화면과 관련통계 등을 알 수 있다.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 전자장치를 많이 사용했는데 자동문처럼 일정선을 지나면 새소리나 나무베는 소리가 나도록 돼있기도 하고 철새는 새이름을 누르면 이동경로가 불빛으로 표시되도록 했다.
이밖에 나무를 사용한 각종 제품들, 예전에 나무를 다듬던 방법 등도 모형으로 전시되었다.
또 2천만년 전(신생대 3기)의 나무줄기에 규산염이 침전돼 돌처럼 굳어진 규화목을 비롯한 화석들도 눈길을 끈다.
앞으로 산림박물관은 수집품목 등을 6개월 간격으로 바꾸어 진열할 계획이다.
온실은 피라미드 모양으로 약5백평규모. 우리나라의 중부지방에서는 월동이 되지 않는 난대식물을 비롯, 식충식물 등 3백20종을 갖추고 있다.
수목원의 관람료는 어른 6백원, 청소년·학생·군인 3백원, 국민학생 2백원이며 상오10시부터 하오6시까지 문을 연다. 신정연휴와 매주 월요일은 정기휴일.
○…수목원이 앞으로 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초목의 보유종류를 늘리는 것. 동경식물원의 10만송과는 비교할 수 없다해도 국내 서산군에 있는 개인석물원인 천리포수목원의 6천종 보다도 적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오래 전에 한국에 귀화한 「칼·페리스·밀러」씨(한국명 민병만)가 71년에 만든 이 수목원은 1백정보에 6천종의 식물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열대성 관상수가 매우 풍부해 이번 광릉수목원의수집과정에도 적잖은 도움을 주었다는 것. <박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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