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학부모 뿔났다 "플레이보이 치워!"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한인 학부모가 홀로 미국 유명서점을 상대로 "성인잡지가 나열된 가판대를 옮겨달라"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대형서점 반스앤노블 상대
성인잡지 섹션 폐지 요구
비영리단체들도 나설 예정

최근 줄리앤 최(다이아몬드바)씨는 가족들과 함께 거주지 인근의 대형 서점인 '반스앤노블(Barnes&Noble)'을 방문했다. 주말 저녁 외식 후 자녀들과 책도 보고 커피도 마실 겸 서점을 찾았다가 아이들의 눈을 손으로 가려야 했다.

최씨는 "서점 내 카페 옆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플레이보이를 비롯한 성인잡지 섹션이 버젓이 세워져 있어 너무 놀랐다"며 "반스앤노블은 어린이들도 찾는 곳이고 특히 카페에는 공부하러 오는 학생도 많은데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성인잡지 섹션을 설치해 놓는다는 건 매우 부주의한 처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반스앤노블측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스앤노블 한 관계자는 "성인잡지사가 마케팅을 위해 추가로 디스플레이 비용을 내기 때문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해두는 것"이라며 "일단 문제가 제기된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성인잡지 섹션 재배치나 폐지는 내부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최씨는 29일부터 반스앤노블을 상대로 성인잡지 섹션 폐지를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www.citizengo.org/en/signit/39191/view)을 벌이고 있다. 서명운동에는 이틀 만에 120여 명이 동참했다.

서명운동과 최씨의 이야기가 학부모 사이에서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미국내 유명 비영리단체들까지 합세해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가정주부 및 학부모로 구성된 미국 최대 단체인 '원밀리언맘스(One Million Moms)'도 현재 서명운동 돕기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톨릭 산하의 성문제 방지 기관인 루스인스티튜트, NCSE(전국성착취방지센터)도 최씨의 서명운동을 적극 도울 계획이다.

최씨는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를 비롯한 미국내 수많은 공립학교가 반스앤노블과 함께 펀드레이징 행사도 자주 개최한다"며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는 미국의 유명서점이 정작 아이들이 지나다니는 곳에 성인잡지들을 배치해둔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라고 말했다.

서명운동에 동참한 학부모 케이트 이씨는 "요즘은 아이들이 성인잡지뿐 아니라 각종 위험 요소에 쉽게 노출되는 시대"라며 "물론 성인잡지 섹션 하나 없어진다고 그런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서점 측이 아이들을 위해 배려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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