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부 82% 가족중심생활에 만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대부분(825%)의 한국 가정주부는 자신의 일보다 남편이나 자식 등 가족 중심으로 생활하는 것이 좋다는 가족중심생활관을 갖고 있다.
또 「남편은 직장, 아내는 가정」이라는 부부의 전통적인 역할분담에도 대다수(70.8%)가 찬성,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점차 확대되는 오늘날에도 주부들의 의식에는 큰 변화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한국 갤럽조사연구소(소장 박무익)가 지난 85년 전국 1천9백명의 만20∼59세 가정주부를 개별 면접하여 조사한 것. 특히 일본·미국·영국·스웨덴·서독 등 해외 5개국의 주부를 대상으로 한 같은조사 내용을 덧붙여 비교할 수 있게 했다.
부부관계의 만족도는 79.1%(매우 만족 31.9%)로 나타났으며, 특히 20대 주부가 가장 높고(88%), 부부만 사는 경우(74.6%)보다 3세대가 함께 사는 경우(81.9%)가 약간 더 높다. 반면 가구수입에는 53%가 불만.
이는 부부관계에 대해 『매우 만족』이 56∼59%인 구미보다 떨어진다. 또 가구수입에서도 대체로 75∼87%가 『만족한다』는 구미와 대조된다.
가정내에서 주부의 위치를 말해주는 가사결정권은 한국의 경우 전반적으로 재산권이나 전직 등은 남편의 결정사항, 가계비관리·저축투자 등은 주부의 결정사항으로 구별된다. 자녀교육방침·자녀수 등은 부부공동 결정사항이다.
이러한 내용은 일본과 비슷하나 부부공동 의사결정 비율이 높은 미국등 서구와는 차이가 난다.
특히 가계비 관리에 있어서는 동양과 서양이 뚜렷이 비교되어 한국과 일본은 주부가 결정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한국 67.7%, 일본 79.4%), 서독·미국·스웨덴 등은 45∼70%로 부부결정 비율이 높다.
그러나 법률적으로나 생활면에서 실권을 재는 또 하나의 객관적 기준이 되는 주부명의의 재산소유상대는 한국이 아주 낮다. 주부의 60.3%가 은행예금·보험·주택·주식 등 아무것도 자기명의의 것은 갖고 있지 않아 가사운영책임은 있되 권리는 남편에게 있음을 알 수 있다. 구미는 77∼97%가 자기명의 재산을 갖고 있다.
한펀 『자신의 일보다 남편이나 가족을 중심으로 생활하는 것이 좋다』는 것에 한국주부는 82.5%가 찬성한반면 스웨덴은 92.6%, 영국 88.4%, 미국은 81.4%가 반대했다.
이혼에 관해서도 『결혼했어도 남편에게 만족할 수 없으면 이혼하는 것이 좋다』에 한국주부는 62%가 반대. 서독은 79.9%, 영국은 79.1%, 스웨덴은 67.8%가 찬성한 것과 대조된다.
한편 남녀평등에 관해서는 『가정에서 남성의 지위가 우위다』고 생각하는 주부가 64.6%, 직장에서도 남성이 우위라고 생각하는 주부가 75.6%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주부들은 그중 40%가 남녀가 평등해지려면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하며 그를 위해서는 지식과 기술을 쌓아 여성자신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믿고 있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이는 구미도 비슷한데, 덧붙여 『여성에 대한 편견·차별·통념을 없애는 일』이 긴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박금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