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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리포트] 시민들이 주는 간식이요? 김영란법 때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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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그림의 떡이에요.”

음료수 한 잔도 못 받아 ‘그림의 떡’
차량 스티커 떼주는 시민이 더 감사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경찰들에게 건넨 간식을 먹었느냐고 묻자 의경 전모(23)씨가 농담 섞어 답했다. 그는 “예전이라면 음료수 한두 잔은 괜찮았을 텐데, 요즘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 때문에 절대 받지 말라는 교육을 받는다”고 말했다. 의경 구모(21)씨도 “받아도 안 되고 가져가도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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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가 끝난 뒤 의경들이 하는 진짜 일은 ‘간식 먹기’가 아니라 ‘꽃무늬 스티커 떼기’다. 전씨는 “차벽 스티커를 떼는 건 우리 몫”이라며 “일부 시민들이 스티커를 같이 떼 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구씨가 속한 부대는 꽃무늬 스티커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지난 19일 촛불집회가 끝난 다음 날 부대원 30명 전원을 투입해 차량을 청소했다고 한다. 구씨는 “처음에는 요령이 없어 한 차량당 2시간 가까이 걸렸다. 하지만 몇 번 하다 보니 물파스를 바른 다음에 카드로 긁는 요령을 개발해냈다. 이건 고급 노하우”라고 말하며 웃었다.

윤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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