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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불황형 흑자…기저효과로 수출 4% 성장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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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오른쪽)이 28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내년 수출과 무역 전망에 대해 밝혔다. [사진 한국무역협회]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오른쪽)이 28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내년 수출과 무역 전망에 대해 밝혔다. [사진 한국무역협회]

“내년 우리나라 수출은 3%대 성장세를 이뤄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내년 수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과 주요 신흥국 중심으로 세계 수요가 회복하고 있고,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수출 단가가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무역협회는 ‘2016년 수출입 평가 및 2017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3.9% 증가한 5165억 달러, 수입은 7.3% 증가한 4335억 달러로 전망했다. 무역흑자 규모는 830억 달러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3%대 성장은 2011년 이후 6년 만이다. 하지만 수출·수입액을 합한 무역규모는 9500억 달러로 3년 연속으로 1조 달러 회복에는 실패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인호 무협회장 언론 간담회
“미·신흥국 수요회복에 반등할 듯
반도체·IT·석유제품 활기 띨 전망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변수 경계를”

그러나 미국 트럼프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와 맞물린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국 금리인상, 중국 구조조정 강화, 브렉시트 협상 난항 가능성 등은 경계해야할 대상이다. 김 회장 역시 “이 같은 불확실성 확대가 신흥국을 비롯한 세계경기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품목 별로는 반도체·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 등 IT제품과 원유관련제품(석유화학·석유제품), 일반기계의 수출이 회복될 전망이다. 반면 수주잔량이 급감한 선박, 중국의 취득세 인하 정책이 종료된 자동차부품 수출은 감소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올해 수출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잠정 추정되고 있다. 수출 순위는 지난해 6위에서 올해 8위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수출 품목이 주로 경기에 민감한 분야인데다 7대 주력 품목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우리 수출 구조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대중국 수출 의존도 하락 ▶한류 브랜드를 활용한 소비재 수출 확대 ▶무역 구조의 고부가가치화 ▶베트남이라는 신흥시장 개척 등 긍정적인 요인에도 물량 면에서 주력 수출 산업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더 크게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수출 실적을 보면 중소·벤처기업으로 수출 저변이 넓어졌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되는 등 소기의 성과도 나타났다는 평가다. 올해 10월까지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은 37.7%로 지난해 35.9%보다 늘었고, 벤처기업 수출도 같은 기간 2.6% 증가했다. 수출 증가율에선 화장품(48.0%), 의약품(16.7%) 광전지(22.9%)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돋보였다. 김 회장은 “1조 달러 무역 규모라는 양적 성장에 집착하다 보면 정책을 그르치게 된다. 세계 경제가 느리게 회복할 것이므로 분야별로 차별화하는 등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회장은 최근 국정농단 사태에 기업이 휘말리게 된 사태에 대해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와 기업의 관계가 정상적으로 설정되기를 바란다”며 “정경유착은 역대 정부에서도 있었지만, 이참에 고리를 끊고 기업과 정부는 ‘주지도 받지도 않는 관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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