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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고문은 인류문명 파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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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콘셉시온(칠레) AP·AFP=연합】지난3일 반정부 시위군중과 경찰간의 유혈충돌을 유발했던 칠레 수도 산티아고 방문을 마친 로마교황「요한·바오로」2세는 4일 칠레남부도시 푼타 아레나스를 방문, 3만명이 모인 가운데 행한 연설에서 고문을 비난하고 칠레국민들에게 개혁의 수단으로서 평화적인 방법을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폭력과 테러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무고한 사람을 희생시키는 비인간적 방법을 중지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지적하고 『특히 로마 교회는 정신적·육체적 고문의 사용을 비난한다』고 말해 노천경기장에 모인 군중들로부터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교황은 또 교회법전을 인용,『고문은 인류문명을 파괴하고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더욱 불명예스럽게 하고 창조주에 대한 존경을 완전히 거스르는 아주 파렴치한 짓』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에는 교황이 베르나르도 오히긴스공원에서 1백만명의 군중이 운집한 가운데 미사를 집전 하던 중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자 경찰이 권총과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유혈충돌이 벌어졌다.
이날 사건은 교황이 나들이를 하면서 미사를 집전하는 가운데 벌어진 최대의 폭력사태로써 칠레당국은 이날사태로 최소한 38뎡의 관리들과 1백여명의 일반시민 및 기자2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으나 한 보도는 이번 사건으로 6백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한편 교황은 5일 반정부운동의 중심지인 남부 광산도시 콘셉시온에서 노란 헬밋을 쓴 광부들을 비롯한 2O여만명의 신자들 앞에서 『나는 사회정의…실업…임금…그리고 합법적 노조의 요구 등에 대한 여러분의 관심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고『이곳을 비롯한 세계도처의 지속적인 실업은 사회의 도덕적 문란의 조짐이므로 윤리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이날 농업지역인 테무코에서는 대지주들에게 무토지 농민에 대해『진보적인 토지문제 해결로 좀더 나은 미래를 주라』고 강론했다.
교황은 6일 이번 남미3개국방문의 마지막 방문국인 아르헨티나의 붸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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