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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버티다 자살하기로 약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범행동기는.
▲(정성태) 대구에서 포항으로 가는데 용변이 급해 길목에 차를 세웠다. 그런데 맞은편에 있던 차가 쌍라이트를 켜는 바람에 기분이 뒤틀렸다. 칼을 들이대고 공갈 좀 하니 최씨가 『젊은이들 이러지 말라』고 구슬러 더욱 화가 치밀었다.
-납치했던 최정렬씨는 왜 죽였는가.
▲도피 중 인질로 삼으려고 납치했으나 체격이 좋은 최씨가 반항이 심한데다 검문·검색 때 고함을 칠 경우 신분이 드러날 것이 두려워 손을 뒤로 묶은 뒤 각목으로 때려 실신시키고 차 뒤 트렁크에 싣고 가다 경찰검문이 강화되자 각목으로 완전살해하고 연못에 던졌다.
-여자는 왜 풀어주었는가.
▲29, 30일 이틀간 같이 지내는 동안 순순히 말을 들어 정이 붙었다. 남자는 여자에게 약하다.
-경찰의 검문검색은 어땠나.
▲모두 4차례 검문을 받았으나 무조건 차를 몰아 돌파했다. 4번 중 추격을 받은 것은 한번뿐이었다.
도곡리에서 산으로 들어가 숨어있을 때 헬기가 떠다니며 자수하라고 방송하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경찰을 본 일은 없었다.
-산에서는 어떻게 지냈나.
▲미리 갖고 있던 방과 생쌀을 씹어먹었다. 성냥이 없어 밥을 지을 수 없었기 때문이며 밥도 밥이지만 담배를 태울 수 없어 애를 먹었다.
-왜 자수하지 않았나.
▲바위틈에 숨어 있는 동안 자수할 것을 잠시 의논했지만 5명이 모두 자수를 반대했으며 경찰에 잡힐 경우 자살하기로 약속했다.
우리는 인생낙오자로 찍힌 몸이니 처음부터 죽기로 작정했다.
-전과가 있다고 하는데.
▲범행을 모두 몇 차례 했는지, 또 장소·피해자 등은 구체적으로 기억할 수 없으나 포항·대구 등에서 6차례정도 강도·절도 등을 했으며 그 동안 3대의 승용차를 훔쳤다.
-왜 그런 범행을 했나.
▲(김경태) 오토바이센터를 차릴 자금 2백만원이 필요했다.
(김성만) 지난해 12월까지 포항의 한 카바레에서 총무로 일하다 그만둔 뒤 생활비 등을 마련키 위해 범행했다.
-이씨집에서 경찰과 대치 중 노래를 불렀는데, 그 상황에서 노래가 나오나.
▲우리 모두 김수희의 노래 「잃어버린 정」을 좋아한다. 모두 농약을 마셔 몽롱한 상태였으며 몹시 초조했다.
-현재의 심정은.
▲(김성만) 부모님을 보고싶다. 5형제의 막내로 집생각이 간절하다.
(최정호) 죽고싶다. 부모님께 불효해 마음 아프다. 죄의 댓가를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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