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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온다더니 …이게 웬 날벼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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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부산=허상천 기자】페르시아만에서 이란 해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싱가포르 유조선세드라호에 승선한 한국 선원 8명은 지난해 1월4일 동보 해운을 통해 1년간 승선 계약으로 월1천달러씩 받기로 하고 사고 선박에 취업했다.
이들은 금년 1월 계약이 끝났기 때문에 쿠웨이트 항에서 싱가포르까지 운송 예정이던 벙커C유를 싣고 싱가포르에 귀항하는 대로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송출 회사인 동보 해운 부산시 초양4동 843·대표 박학송·41) 측은 28일 하오 4시 선주인 싱가포르의 넵튠심 매니지먼트사로부터 사고 소식을 통보 받고 29일 상오 회사사무실에 사고 수습 대책 본부를 차렸다.
대책 본부는 사망·생존자가 확인됨에 따라 29일 하오 초양4동833 금수사 (주지 이법홍)에 빈소를 차리고 보상 문제는 정확한 사고 경위와 사체 안치 및 운구 문제, 실종 선원 구조 작업 현황 등을 조사, 사후 대책을 협의한 뒤 결정키로 유가족들과 합의했다.
이날 빈소에는 유가족 20여명이 밤을 새웠다.
한편 동보 해운 대표 박씨는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선주측과 보험 처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30일 상오 두바이로 떠났다.
◇선원 가족= 송출 회사 사무실에는 29일 상오 9시쯤부터 선원 가족들이 몰려와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울음을 터뜨리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기관장 이동규씨 (46·부산시 동대신동 271의53)의 부인 김숙난씨 (41) 는 『1주일전쯤 남편으로부터 4월초에 귀국할테니 아이들 잘 데리고 있으라는 편지를 받았는데 사고를 당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2등 항해사 조현도씨 (23·부산시 동삼동 229의60)의 어머니 김숙자씨 (57)는 29일 상오10시쯤 동보 해운 사무실에 나왔다가 아들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실신, 가족들의 간호를 받고 깨어나기도 했다.
◇보험=세드라호는 선주인 싱가포르 넵튠십 매니지먼트사가 PNI보험에 가입해있으며 동보해운에서도 국내 제일 생명 보험에 선원 1인당 2천만원의 사고 보험에 가입해두고 있다.
◇동보 해운=83년에 자본금 1천만원으로 설립, 해운 항만청에 정식 등록된 허가 업체가 아닌 선원관리 사업 협회에서 관리하는 선원 송출 대리점.
83년부터 이번에 사고를 당한 선원 8명 등 싱가포르 선적 2척과 영국선적 4척 등 2개국 선박 5척에 선원 58명을 취업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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