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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휴양지' 거제 저도, 거제시에 반환요구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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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휴양지’로 알려진 경남 거제시 장목면 저도(猪島)를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돼지 형상을 닮아 저도라 불리는 이 섬(43만4182㎡)은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고 대통령실과 부속건물, 군 휴양소 등이 있다.

거제시발전연합회는 최근 장목면사무소에서 저도 소유·관리권 이양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내년 1월부터 ‘저도 반환 촉구 서명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반환 건의서와 서명부를 청와대와 국방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경남미래발전연구소가 "해군장성들의 놀이터로 전락한 저도를 거제시로 이관하라"고 촉구했다. 김해연 연구소장은 “군사시설 보호를 이유로 저도 반경 40km 지역에 고도제한이 적용돼 인근 주민들이 개발과 건축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충북 청주의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가 개방돼 연간 9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면서 "조선산업 불황으로 어려운 거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저도를 개방해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2004년 거제시와 경남도의회가 청와대·국회·국방부 등에 저도 반환 건의서를 냈으나 당시 국방부는 “군사시설이 있어 자치단체로 관리권을 이전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2010년 개통한 거가대교(부산~거제)가 저도를 지나면서 보안 목적이라는 군의 설명이 무색해졌다고 현지 시민단체들은 반박한다.

저도는 1954년 이승만 당시 대통령의 하계 휴양지로 사용됐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이던 72년 대통령 휴양지인 '청해대(靑海臺)'로 공식 지정됐다. 박 전 대통령은 67년 학생이던 박근혜 대통령 등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여름 휴가를 보냈다.

특히 2013년 7월30일 박 대통령은 저도에서 취임 이후 첫 여름 휴가를 보내면서 '추억 속의 저도'라는 제목으로 페이스북에 5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달 JTBC는 최순실씨 PC에서 당시 박 대통령의 저도 휴가 기간 미공개 사진을 발견했다면서 최씨가 박 대통령과 동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저도 휴가 직후 박 대통령이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해 최씨의 인사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거제=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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