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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내수도 수출도 '후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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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여름 성수기인 데다 특소세 인하라는 호재까지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7월 자동차 판매가 내수.수출 모두 크게 줄었다.

내수는 2001년 1월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으며, 수출도 상반기의 호조세가 꺾였다.

특히 현대차.기아차는 노사분규 여파로 주문은 밀리는데 차가 없어 팔지 못하면서 사상 최악의 7월을 맞았다. 심지어 수출 물량이 지난달 말에는 '제로(0)'로 멈추면서 속수무책으로 노사협상 타결만 기다리는 형편이다. 반면 GM대우.르노삼성 등은 그 반사이익에 특소세 인하 효과까지 고스란히 받아 7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흘려보낸 성수기=국내 자동차업계의 7월 판매 대수는 내수 9만8천28대, 수출 14만9천3백11대 등 총 24만7천3백39대로 6월(30만9천8백19대)보다 20.2%, 지난해 7월(27만6천2백69대)에 비해서는 10.5% 감소했다.

내수는 극심한 침체를 보였던 6월(10만1천8백70대)보다 4%, 지난해 7월(13만2천4백45대)보다는 26.0% 뒷걸음질쳤다. 올 들어 호조를 보였던 수출마저 전달(20만7천9백49대)보다 28.2%나 급감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소림 이사는 "오는 4, 5일 현대차 노사협상이 타결되지 않는 등 노사분규가 장기화하면 최근 살아나는 수출 및 내수시장에서 국내 자동차업계가 신뢰를 잃어 국가경제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희비 엇갈린 업계=현대차는 7월 내수.수출이 6월에 비해 35%,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 각각 줄었다고 1일 밝혔다. 내수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2월 이후 최악의 실적이고, 상반기 내수 부진을 메웠던 수출마저 6월 대비 44% 급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 파업 이후 내수 물량 2만7천여대를 인도하지 못한 상태며 수출도 지난달 31일 물량이 바닥나 올스톱되면서 6만8천여대를 선적하지 못해 현지 바이어들의 항의사태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도 7월 내수판매가 6월보다 10% 감소하는 등 부진에 허덕였다.

반면 르노삼성차는 7월 2000년 9월 출범 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르노삼성차 오정환 영업총괄 부사장은 "지난달 초 SM5 30만대 생산 돌파에 이어 지난달 31일 1만3천대 돌파 자축 행사를 가졌다"고 말했다.

GM대우차도 판매실적이 내수 1만1천대, 수출 3만7천대 등 총 4만8천대를 기록, 6월보다 2%, 지난해 7월보다 36% 늘었다. 특히 수출은 북미 선적 재개 등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달보다 92%나 신장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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