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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엘시티 이영복 로비희혹 전국 골프장 14곳 조사…부산·수도권 반반 대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바로 앞인 해운대구 중1동에 건립 중인 엘시티 관광리조트 현장 모습. 101층 높이의 랜드마크 타워(레지던스 호텔)와 85층짜리 주거용 건물 2개 동 등이 들어서게 된다. 송봉근 기자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바로 앞인 해운대구 중1동에 건립 중인 엘시티 관광리조트 현장 모습. 101층 높이의 랜드마크 타워(레지던스 호텔)와 85층짜리 주거용 건물 2개 동 등이 들어서게 된다. 송봉근 기자

부산 해운대 관광리조트(엘시티) 개발사업의 비리를 수사 중인 부산지검은 엘시티 실소유주 이영복(66)회장의 로비의혹을 캐기 위해 전국 골프장 14곳을 조사중이라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앞서 19일 부산 금정구 D골프장 등 전국 골프장 7곳을 압수수색했다. 조사 대상 골프장은 부산 일대와 수도권이 각각 7곳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수색에 앞서 골프장 14곳 가운데 부산 기장군 A골프장 등 7곳에서는 라운딩 기록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

윤대진 부산지검 차장검사는 이날 “이 회장이 횡령한 돈을 지인의 골프와 술·식사 접대 등에 많이 썼다고 진술해 이 회장과 이들 골프장에 함께 출입한 인사와 로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골프장에서 확보한 내장객 명단과 그린피 지출 명세서 등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엘시티의 인허가와 금융권 대출, 시공사 선정 과정 등에서 정·관계 인사들에게 지속적으로 골프접대 등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 회장은 “선의로 지인들과 골프를 치고 술자리를 했으나 로비를 한 적은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2일 이 회장을 구속한 검찰은 지금까지 이 회장이 횡령한 570억원 가운데 절반 가량은 사용처를 확인한 상태다. 이 회장은 검찰에서 횡령한 돈으로 가족부동산 구입, 생활비, 골프·술·식사 접대 등에 썼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17일 엘시티 시행사에 일했던 부산시 정기룡(59) 경제특보의 시청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18일 소환해 12시간 가량 조사했다. 정 특보가 근무한 2008년부터 2013년 사이의 엘시티 인허가 과정에서의 특혜와 비리, 정 특보가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는 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정 특보는 “엘시티 인허가 등에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특보는 2008년 8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엘시티 총괄 프로젝트 매니저, 2010년 12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엘시티의 자산관리회사인 엘시티 AMC 사장,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 3일까지 엘시티 고문을 지냈다. 이어 2014년 9월 4일부터 서병수 부산시장의 경제특보를 맡았다. 서 시장은 정 특보가 소환조사를 받자 18일 사표를 수리했다.

검찰은 로비 의혹과 함께 엘시티 인허가와 관련, 부지조성을 한 부산도시공사의 부지 헐값매각, 애초 공모단계에서 없던 주거시설 허용, 높이 60m이던 건물 고도제한  해제, 엘시티 사업구역 확대 과정에서의 금품거래 여부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당시 사업시행청인 부산도시공사, 인허가를 담당한 부산시와 해운대구 공무원, 골프접대 등 로비 대상자들의 소환조사가 곧 잇따를 전망이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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