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시위대는 청와대를 향해선 안된다.” 의경 출신 서울대생이 제안한 이색 시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숨은주권찾기 페이스북]

[숨은주권찾기 페이스북]

 
“시위대는 청와대를 향해선 안된다.”

의무경찰 출신의 한 서울대생의 제안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ㆍ하야‘ 를 촉구하는 도심 시위가 15일 열린다. 광화문이나 시청 광장에서 시작해 청와대로 향하는 일반적인 시위가 아니라 서울 강남, 신촌, 대학로, 청량리 일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거리 행진이다.

한 서울대 공대생은 지난달 30일 서울대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시위대는 청와대를 향해선 안된다. 민중을 향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의경 출신으로서 감히 말하건대, 시위대는 절대 청와대를 향할 수 없다. 청와대를 가도 담판을 지을 수 없다”며 “시위대 입장에선 경찰이 막는 데만 급급해 보이겠지만 경찰의 방패 너머엔 생각보다 치밀한 것들이 계획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야심한 밤 시위대는 꼭 청와대를 향해야 하는가.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서울시내를 거닐던 시위대는 밝은 햇살 아래 움직였다”며 “시위대가 강남, 신촌, 여의도 등지를 향한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숨은주권찾기 페이스북]

[숨은주권찾기 페이스북]

이 글이 반향을 일으키면서 최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경희대, 서강대, 중앙대, 한국외대, 숭실대 등 서울지역 15개 대학 학생 30여 명이 ‘숨은주권찾기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이들은 15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신촌ㆍ대학로ㆍ청량리ㆍ강남역 등 도심 4곳에서 동시다발 시위를 할 예정이다. 신촌 창천문화공원에서 홍대입구역 사거리까지,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입구에서 종각역까지, 청량리역 광장에서 한국외대 정문까지, 신사역에서 강남역 11번 출구까지 행진한다.

숨은주권찾기 측은 지역마다 300여 명, 모두 12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집회 참가자 수는 이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