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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시장 2018년부터 외국인 본격 이탈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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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2018년 이후 외국인 채권 자금이 국내에서 해외로 본격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3일 ‘외국인 채권투자 자금 전망과 투자자금이 국내 금리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외국인 채권 순유출 규모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연구원 “한·미 금리 간극 줄어”
투자 매력 예전보다 떨어진 때문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채권 시장에서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투자자별 채권 매매 동향을 보면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지난해 3분기 이후 올해 3분기까지 총 10조1000억원을 순유출했다. 팔아치운 채권이 사들인 채권보다 10조1000억원 더 많았다는 얘기다.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해 3분기부터 보유 채권의 만기를 연장하지 않는 방식을 통해 채권투자 규모를 줄여왔다는 게 임 위원의 분석이다.

이는 한·미간 시장 채권 금리의 간극이 좁아지면서 한국 채권의 투자매력이 예전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9월 말 현재 3년 만기 한국 국채 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보다 불과 0.3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7~30년 만기 국채의 경우 이미 미국 국채금리가 한국 국채금리보다 높아진 적도 있다.

임 연구위원은 “미국이 금리 정상화에 나서면 한국의 금리·환율 상승 위험이 부각될 수 있다”며 “평가손실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가 선제적인 채권 매도에 나서면 자금 유출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기는 내년보다 2018년에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급격한 금리 인상을 하지 않는 한 외국인 투자자가 당장 국내 채권을 대규모로 팔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당분간 한국과 신용등급이 비슷한 국가 중 채권 투자 수익률이 한국보다 높은 곳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까진 외국인 자금 유출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그러나 2018년 이후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시장금리에 반영돼 미국 채권의 투자 매력이 커질 것이란 게 임 연구위원의 판단이다. 실제 이주열 한은 총재도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대다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2017년 중 적정금리 인상 횟수를 2회 정도로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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