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증자 안되면 통신 손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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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오는 5일 하나로통신의 유상증자안에 대한 주총의결을 앞두고 LG가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정홍식 LG 통신사업 총괄사장은 31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나로통신의 유상증자안이 주총에서 통과되지 못할 경우 그룹에 통신사업 철수를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정사장은 또 "유상증자가 실패할 경우 이미 부결된 외자유치안을 재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금융권의 추가 대출도 기대할 수 없어 하나로통신은 상당한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강도높은 발언이 나온 데 대해 업계에서는 LG가 들고 나온 '5천억원 유상증자'안이 현실적으로 주총 통과가 쉽지 않은 분위기 탓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SK텔레콤 등 다른 대주주들이 부정적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총에서 LG의 유상증자안이 통과되려면 출석 주식의 3분의2 이상, 발행 주식의 3분의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LG가 보유하고 있는 하나로통신 지분은 15.89%다.

정사장은 "현재 여러 경로로 대주주들을 접촉하고 있으며 반대급부에 대한 협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이날 유상증자안이 통과되는 것을 전제로 한 추가자금 확보 방안도 공개했다. 정사장은 "AIG 컨소시엄이 2천억~3천억원을 투자할 의향을 밝혀왔으며, 여기에 JP모건이 제시한 6억달러의 신디케이트 론을 포함하면 모두 1조5천억원 가량의 자금이 신규 유입된다"고 설명했다.

오는 9월까지 하나로통신.데이콤.파워콤.LG텔레콤을 포함한 통신 구조조정 마스터플랜도 마련한다는 것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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