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묘약 아니다"미 영양학자 무용론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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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다이어트를 생활의 철칙으로 알고 있으며 뚱뚱하다는 사실에 병적인 혐오감을 나타내는 미국인들의 의식에 최근 변화가 일기 시작해 화제.
가냘프거나 여윈 모습이 비만한 것보다 훨씬 낫다는 의식의 출발은 편견에서 비롯됐으며 심지어 비만자의 유토피아라는 말까지 생겨나기 시작했을 정도. 이같은 사실은 근착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지가 다이어트 연구가로「미국인들의 다이어트 망상」이라는 책을 펴낸「히렐·슈바르츠」교수(캘리포니아 대학)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도한 것.
미국에는 최근 전국 비만인 상조회가 생겨 비만하면서도 즐겁고 성공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을 소개하는 한편 지나친 다이어트로 수척해진 상태의 위험을 지적하는 내용의 책자를 내놓기도 했다.
또한 비만자는 내부의 공허를 사람으로 채우지 못하고 먹어 치우는 것으로 해소하는 불행한 사람이라는 50년 전의 이론은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체중과 신장의 이상적인 비교기준도표에서 30세 이상의 경우 체중을 조금 늘려 잡았으며 매스컴에서도 최근 지나친 다이어트로 인한 식욕감퇴증이 빚는 부정적 현상을 자주 보도함으로써 비만에 대한 시선이 보다 여유스럽고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슈바르츠」교수는 미국인들의 다이어트에 대한 기대가 단지 체중을 줄인다는 것이 아니라 다이어트는 곧 보다 나은 생활, 새로운 로맨스, 혹은 경제적 성공까지 가져다준다는 망상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것이 체중감소와 함께 실현되지 않을 경우 금방 실망하므로 결국다이어트를 포기하고 보다 많은 체중을 얻게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미국인들의 이같은 다이어트에 대한 망상과 비만에 대한 공포는 그대로 자녀들에게 전해져 미국의 9세 소녀 중 40%가 지나친 다이어트에 매달려 성장발육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다이어트 방법은 음식물을 액체가 될 때까지 오래 천천히 씹은 후 넘겨 결장에 많은 찌꺼기를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조만간 비만자들이 뚱뚱하다는 사실로 자신을 학대하거나 죄의식에 빠지지 않으면서 맛있은 음식을 즐기고 검은 색상이 아닌 옷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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