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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덤핑시장선 40%까지 싸게 판다|가전제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컬러TV를 싸게 사려면 청계천 세운상가로 가라』- 서울지역의 소비자라면 누구나 아는 얘기다.
서울뿐만 아니다. 부산에는 부전시장, 대구에는 교동시장, 광주에는 반도상가등 다른 대도시에도 가전제품을 일반대리점이나 백화점보다 싸게 살수 있는 특수시장이 번창하고 있다.
우리말에 「값싼게 비지떡」이란말이 있다. 값이싸면 반드시 물건에 결함이 있든가 다른 숨은이유가 있다는 얘기다.
오랜 세월을 이같은 상도덕 부재의 불신풍토에서 살아온 소비자들에게 세운상가로 상징되는 가전제품의 특수시장은 값싼 상품의 매력과 불량상품에 대한 불안을 동시에 안겨주는 묘한 이방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컬러TV를 예로 국내 가전제품의 유통구조와 가격형성의 실태를 알아본다.
컬러TV는 지난해만도 삼성전자·금성사·대우전자등 가전3사를 비롯한 국내 7개생산업체가 5백20만대를 생산, 4백만대를 수츨했고 내수로도 1백20만대를 공급한, 웬만한 가정이면 없는 집이 드물만큼 생활필수품화한 대표적인 가전제품이다.
또 경제기획원이 독과점품목으로 지정해서 소비자가격을 업체마음대로 올릴수 없도록하고 있기도 하다.
컬러TV도 다른 가전제품과 마찬가지로 모델에 따라 값이 다른것은 당연하다.
현재 가전3사가 내고있는 모델은 모두87종. 같은 14인치 컬러TV인데도 싼것은 20만원에 못미치는데 음성다중등 최신기능을 갖춘 제품중에는 40만원을 넘는것도 있다.
그렇더라도 같은 회사의 같은모델인데 세운상가에 가면 포장도 뜯지않은 신품을 권장소비자가격의 30∼40까지 싸게 살수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컬러TV는 냉장고·세탁기등과 마찬가지로 중간유통단계를 한단계만 거친다.
즉 메이커 → 대리점 → 소비자로 이어지는 아주 단순한 구조가 대종을 이루어 전체판매액의 약95%를 대리점을 통한 판매가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백화점, 공무원연금매장, 새마을구판장등이 있으나 이 또한 생산업체로부터 물품을 직접공급받아 소비자에게 팔고있다.
중간상인의 폭리 등이 있을수 없는 단순한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는데도 컬러TV 소비자구입 가격이 최고 40%까지 차이가 나는 것은 중간에 덤핑시장이 끼어 들기 때문이다.
덤핑시장에는 컬러TV를 비롯해 냉장고, VTR등 각종 가전제품이 출고가 이하로 나돈다.
덤핑상인들이 일부 대형대리점으로부터 인수하는 가격자체가 출고가의 90% 내외이기 때문으로 3∼5%의 마진을 붙이고도 출고가보다 싸게 소비자에게 넘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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