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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500년』아쉬움 남긴채 종 결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MBC-TV『조선왕조5백년』이 무기한 중단됨에 따라 제7화「남한산성」(신봉승 극본·유길촌 연출)이 27일 22회를 끝으로 어처구니없이 막을 내렸다.
당초「병자호란으로 상처받은 민족자긍심을 효종의 북벌의지로 회복하기 위해」출범한 「남한산성」이 26∼27일 보여준 것은 청군에 의해 유린당한 피비린내나는 국토, 청태종에게 삼전도에서 삼배구고두례를 올리고 경덕비까지 세워야했던 이나라 임금 인조의 눈물, 그리고 명으로 망명하는 괴승 독보와 임경업의 씁쓸한 뒷모습뿐이었다.
치욕으로 뒤범벅된채 끝나버릴 드라머였다면 애당초 방영을 말았어야 했겠지만 이제 막 대륙의 변화에 눈뜬결과 광활한 옛영토를 되찾겠다는 왕조의 굳은 의지를 펼져보일 결론만 남은「남한산성」이 극완성에 필요한 1개월여를 못참고 허둥지둥 끝나버렸다는 것은 이만저만한 실망이 아닐수 없다.
도대체 극본·연출, 연기 3박자가 가장 완벽하다는『조선왕조…』이 언제쯤 다시 속개하겠다는 약속의 자막도 없이 왜 서둘러 막을 내려야만 했을까.「시청률저조」「극재충전」등의 한심한 이유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이제 시청자들은 TV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정도를벗어나는 일체의 것에 대한 준엄한 꾸짖음」을 오래도록 대할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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