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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다만 논전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주말인 31일 하오6시20분, 땅거미가 깔리는 한적한 금포가도옆 서울등촌동 허름한 3층건물 H신문인쇄사.1백여명의 전경이 건물 주위를 포위한 가운데 한 무리의 사복경찰이 안으로 들이닥쳤다.「고박종철군 범국민추도회」의 개최를 알리는 내용등이 실린 신민당 기관지 「신민주전선」호외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
낮시간 내내 인쇄소를 들락거리며『영장은 신청하지도 않았다』 『압수를 하면 내가 ×자식』이라며 취재기자들에게 허풍을 떨던 키큰 간부도「살인정권」운운하는 머리제목 때문에 압수를 하지 않을수 없게됐다』며 「작업」에 나섰다.
『왜 못 찍게해. 출판의 자유가 보강된 나라 아닌가』윤전실 문앞을 지키고 섰던 신민당관계자들이 대항하고 나섰으나 중과부적.
이날 낮에도 견본을 찍으려다 제지하는 경찰들과 한바탕 몸싸움을 벌였던 이들은 이번엔 아예 3∼4명의 사복들에게 날다리를 붙잡힌채 건물밖으로 답삭 들러나왔다.
이어 호외를 찍을 연판들이 고스란히 뜯겨져 경찰차에 함부로 실려졌다.
멀찍이 떨어져 이들을 지켜보던 행인들이 경찰이 떠난뒤 다가와 조심스레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돼가는 겁니까』<김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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