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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한다고 해다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학생이 학업에만 열중할 수 있는 현실이 하루빨리 오기바랍니다』
『이 자리에 서게돼 부모님께 죄송할 뿐입니다』
30일 하오2시 서울지법 북부지원 1호법정.
「건대사건」과 관련, 구속기소돼 징역 5년에서 3년씩을 구형받은 K대 C모군(19)등 4명의 마지막 진술이 진행되고 있었다.
학생들은 대부분 재판부에 「학업에 전념하겠다」는 반성문을 냈었다.
『이 자리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으로 데모 안하겠다고 하면 안됩니다. 「어떻게」해서 교도소밖으로 나간 다음 데모를 해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되면 더욱 불리하게 된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야 됩니다.』
지난 22일부터 건대사건과 관련, 구속기소된 대학생 42명에 대한 재판을 심리해온 서울지법 북부지원 형사합의부 윤모부장판사.
학생들이 낸 반성문의 진의를 확인하려는 재판장의 질문은 차라리 애원(?)조였다.
피의자가 진정으로 「반성」한다면 집행유예로 풀어줄 의향이 뚜렷하다는 재판부의 뜻을 암시(?)까지 해주는 이색 재판정.
방청석엔 1백개의 좌석에 7명의 학부모.
검사·재판부는 물론 학부모들도 모두가 학생피의자의 입에서 『앞으로 학업에만 전념하겠다』는 반성의 진술이 나오기를 고대하는 분위기.
『나는 수사기관에 의해 용공분자로 몰렸읍니다.』
4명의 학생중 2명은 끝내 자신이 쓴 반성문의 확인을 거부했다. <김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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