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47·CF감독)씨가 8일 오후 8시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동방항공편으로 출발해 오후 9시53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최순실(60·구속)씨의 국정 농단 관련 의혹이 잇따라 나오던 지난 9월 말 돌연 중국으로 출국해 잠적한 지 39일 만이다.
차씨는 입국 직후 공항에서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아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냥 조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차씨는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공식 자리 이외에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관계를 묻자 “아는 사이가 아니다”라며 울먹였다. 앞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차씨가 주변에 ‘우 수석이 내 뒤를 봐주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중국 도피 39일 만에 돌아와
“우병우는 아는 사이 아니다”
검찰, 인천공항서 체포·압송
광고사 강탈 의혹 수사 착수
삼성전자 등 9곳 압수수색
박 대통령 조사는 내주 윤곽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인천공항에서 차씨를 체포했다. 지난해 6월 안종범 전 수석, 송성각(58·구속)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과 함께 포스코그룹 계열이었던 광고업체 포레카를 인수한 중소업체 대표에게서 지분을 강탈하려 한 혐의(공동 강요 등) 등을 적용해서다. 이후 차씨를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날 삼성그룹의 ‘최씨 모녀 35억원 특혜 지원’ 의혹과 관련해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과 대한승마협회, 한국마사회 등 9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에 대해선 출국금지 조치했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9~10월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회사인 ‘코어스포츠’(현 비덱스포츠)와 컨설팅 계약을 맺고 280만 유로(약 35억원)를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 방식과 시점 등을 이르면 다음주께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주가 지나봐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오는 19일께 최씨를 먼저 기소한 후 박 대통령과 관련 사안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글=현일훈·송승환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