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 귀국설로 공항폐쇄|반군은 "마르코스파 아닌 애국자" 주장|비 불발쿠데타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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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반란군이 첫 공격을 개시한 곳은 27일 새벽2시 빌라모르 공군본부였다. M-16소총· M-203로키트포 등으로 중무장한 반란군 69명은 4대의 차량에 나눠 탄 채 활주로를 통해 부대에 잠입했다.
반란군측과 경비병 사이에는 총격전이 잠시 벌어졌으며 상황실근처를 장악하기도 했다.
정부군은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날이 샌 후 3O분간 격렬한 총격전을 벌였다.
이 교전에서 반란군 1명이 사살됐으며 부상자 16명을 포함, 전원은 정부군에 생포됐다.
반란군은 헬리콥터를 탈취하고 공군지휘체제를 장악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란군은 이밖에 마닐라 동남쪽 상글리공군기지에도 침투했었다.
반란군의 「칸라스」공군대령은 자신들이 「마르코스」전대통령과는 아무 관련이 없으며 공산주의로부터 필리핀을 구출하려는 「민족주의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27일 반란군들이 점령중인 채널7TV 및 DZZB라디오방송국 건물외곽의 담장 위에 올라간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지난 11개월 동안 공산주의의 영향이 급속히 증가했다』면서『우리들은 공산주의와 싸우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
그는 또 자신들의 거사가 쿠데타가 아니며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반응을 살피는데 있다고 주장하고 투항하라는「아키노」대통령의 요청을 일축했다.
그는 현재 반란군내에는 4명의 소령과 상당수의 대위들이 가담해 있으며 6명의 장성들이 이번 거사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 왔다고 밝혔다.
하와이에 망명중인 「마르코스」전대통령은 필리핀에서 쿠데타기도가 있던 26일 정오쯤부터 자정 무렵까지 약12시간동안 잠적.
「마르코스」는 자신이 머무르고있는 마키키별장의 전화가 도청된다고 믿고있어 다른 곳에서 필리핀에 있는 측근자들과 통화를 하려했다고 「아루이자」대변인이 전언.
한편 「마르코스」전대통령 고향인 일로코스 노르테주에 위치한 라오악공항은 이날 활주로에 돌과 모래가 쌓인 채 공항이 폐쇄됐는데 이는「마르코스」가 귀국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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